만약
만약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01.25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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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말로, 역사적 사건의 해석에서 ‘만약 ∼했더라면’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자연의 시간법칙이 있는데, 역사적 사건을 뒤집어 놓고 어떤 해석을 해도 결국은 현실로 돌아와 아무런 해결 방안을 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다음을 위한 준비와 반성으로서 비록 조금 전의 과거이지만 역사적 사건임에는 틀림이 없어서 이 일을 오늘에 비추어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국제적 해적 소탕 작전이다.

최근 삼호주얼리호 인질구출 작전이 성공하자 여기저기서 호들갑을 떤다. 특히 야당에서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때와는 전혀 다르게 칭찬 일변도로 나온다. 북한 해적들이 아니어서 그런가 할 정도로 격려·축하 일색이다.

일부 야당 국회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여당의 정책으로 추진했던 한·미 FTA 협정의 청문회에 한국 사람들의 여론을 반영하겠다고 미국에 가 있어서 살려버리겠다(얼마 전에 이명박 정권을 죽여 버리겠다고 했으니 이번에는 살려버리겠다고 호들갑을 떨어야 한다)더니, 공중부양 하면서 춤을 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다 정치꾼들의 전형적인 태도려니 하고 못 본 척하고 싶지만 돋보기는 생생한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 때의 일이 떠올라 우리 정치꾼들의 이런 태도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때는 1980년 4월 말경이었다. 이란의 정략적인 특정 단체가 미국 대사관에 인질 50여명을 억류하고 미국과 협상을 하자고 하였다. 이에 카터 대통령은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시간을 벌어 구출작전에 나섰다. 당시의 일반 여론도 협상에 끌려 다니는 미국을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 논거의 하나가 미국의 추수감사절 하루에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이 50명은 된다는 것이어서 구출하다가 죽어도 이에 버금간다는 것이었다. 이 구출작전은 헬리콥터의 예기치 않은 고장으로 실패했다. 이때 미국의 야당(공화당) 정치인들은 단 한사람도 카터 대통령이 사임해야 한다, 국방장관을 교체해야 한다, 작전사령관을 군법회의에 회부해야 한다 등등의 호들갑을 떨지 않았다. 다음 선거에서 레이건이 당선되도록 활용을 했을지언정 당장 카터 독재정권 물러나라, 카터정권 죽여 버리겠다는 막말은 하지 않았다. 그때 돋보기는 다른 자리에서 미국 군인들의 국가적 수준의 책임의식 결여를 개탄했었다. 한마디로 칼처럼 출근하고 번개처럼 퇴근하는 개인주의의 산출물이 이런 것이라고 하였다. 당시 구출 작전 실패의 원인은 헬리콥터의 정비 불량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하여간 실패는 실패였다. 다만 다음을 위한 준비가 다음 대통령 레이건에 의해 바로 착수되고,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 그럭저럭 인질 사태는 이란의 미국에 대한 선물 같은 형태로 마무리 되었다.

우리 UDT/SEAL의 이번 작전이 만에 하나 실패로 끝났다면, 우리의 친북좌파들과 지금 미국에 가 있는 정치꾼들은 어떠했을까 상상해본다. 첫째로 그가 입어서 품격이 떨어진, 우리의 고귀한 한복이 그의 공중부양으로 난리법석을 떠는 통에 갈기갈기 찢어지며 북한의 김정일의 뚱뚱이 아들 김정은에게 웃음을 선사했을 것이다. 둘째로 한국에 있는 또 다른 일부 정치꾼들은 당장 국위를 손상시켰으니 이명박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국방장관 물러나야 한다, 해군 참모총장 군복 벗게 하고, 청해 부대장은 영창으로 보내야 한다고 핏대를 올렸을 것이다. 나머지 국록을 먹고 있는 또 다른 엉큼한 정치꾼들은 이번의 청문회의 결과가 자기들 식으로 되었다며 나라가 바로 서서 그런 테러진압작전 같은 것은 하지 않고 차기에 국회의원 자리 하나 공천 받으려고 책까지 출판하려는 사람을 한국의 협상자로 보내어 TV에 나와 자기자랑하게 해야 한다고 꿍꿍이 구상이나 할 것이다.

우리의 UDT/SEAL이 성공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적 수행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것 역시 미국의 그것과 비교할 일이다. 레이건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에 배우 출신이어서 그런 점도 있겠지만, 능숙하게, 위트 있는 말로서 미국정권의 부러진 마디를 잘 이어나갔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럴 때, 과거에 자신이 학습했던 담담(淡淡)한 마음으로 구제역 예방에 힘 써야 한다. 당장 울산이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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