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淡淡)한 마음으로 따져봅시다
담담(淡淡)한 마음으로 따져봅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01.2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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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꾼들의 더러운 속셈일랑 놓아두고 많은 사람들이 즐겨 부르는 유행가, 노래방의 인기곡에 들어있는 노래의 가사에서 담담한 마음으로 따져볼 것이 있어 제시한다. 가사의 내용이 성희롱감이어서 공정하게 살펴보자는 취지이다.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같은 거창한 논제는 붙이지 않기로 한다.

1)나는 가슴이 두근거려요. 가르쳐줄까요. 열일곱 살이예요. 가만히 가만히 오세요. …버드나무 아래로. (싸가지 없이 열일곱 살짜리가 버드나무 아래로 무엇을 하러 오라고 부르나?) 2)내겐 오랜 친구 같은 사랑스런 누이가 있어요. 마음이 외로워 하소연 할 때도 사랑으로 내게 다가와……(여기의 누이는 친동생 누이가 아니고, 가짜 누이일 것이다.) 3)내가 필요할 땐 나를 불려줘. 언제든지 달려갈게. 무조건 달려 갈 거야.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무조건이야. (필요한 것도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런 필요를 구별하지 않고 무조건이라니 겁이 난다.) 4)그날 밤 황홀한 시간을 난 잊을 수가 없어요. 세상에 태어나서 맨 처음 당신을 알고 말았죠. (그날 밤 무엇을 하였기에 황홀했을까? 당신을 알고 말았다니, 무슨 짓을 했고, 무엇을 알게 되었을까?) 5)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더 이상 내게 원하시면 안돼요. 괜찮아요. 말해 봐요. 당신 위해서라면 다 줄게요. (이 가사를 더 이상 풀이하려다가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생략한다.) 6)…어느 새 내게로 와…이따 이따요. 그래그래 더 이따 이따요. 남자들은 똑같아요. 조금만 천천히요. 입술은 나중에 허락할래. 안 돼 안 돼. 오늘은 여기까지만. 그래그래 너무 서두르지 마요. (내일은 어디까지를 허락할 것인가? 1970년대 녹음된 음란 테이프를 듣는 것 같다.) 7)만나서 차 마시는 그런 사랑 아니야. 전화로 얘기하는 그런 사랑 아니야. 웃으며 안녕 하는 사랑, 그런 사랑 아니야.…… 외로워서 한 참을 울었어. 사랑하고 싶어서. 사랑 받고 싶어서. (노래의 첫 부분에 이런 저런 사랑이 아니라고 했으니, 여기서 사랑하고 싶은 것과 사랑 받고 싶은 것은 영어의 ‘making love’라면 지나친 확대라고 할 것인가? 아니면 꿈속에서 나누는 그런 사랑인가?)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여기자(女記者)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잘 못 퍼져버린 성형수술(成形手術)에 관한 의견을 펼치는 가운데 술집, 룸살롱에서는 자연산을 많이 찾는다더라는 발언을 하였다. 같이 식사하던 자리의 여기자들에게 성희롱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여론이 들끓었다.

여기서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의 정의(定義)와는 별도로 각각의 정도가 크게 문제된다. 성폭행에서, 여자 교수가 동료 남자 교수의 꼬임에 빠져 술에 만취하여 딱 한 번 남자의 원룸에 들어가 한 시간 가량 있다 나왔다. 이때 그 여자 교수가 이를 성폭행으로 문제 삼아 고소할 수 있다. 여기서 이 여자 교수가 다른 남자와 합의하에 수차례의 사랑(cheating on her husband)을 맑은 정신으로 나누고서 이 남자도 더 심하게 자기에게 성폭행을 하였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성폭행의 정도를 사랑하기 횟수로 말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그것이 합의에 의한 맑은 정신이었다면, 위키리크스의 어산지처럼, 아주 낮은 정도의 성희롱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자연산은 양식하는 생선과 차별을 두며 나온 말이다. 자연산은 있는 그대로를 말한다. 룸살롱 종업원은 대부분이 여자이고 이들이 술시중을 드는데, 같은 봉사료를 지불하면서 술을 마실 바에야 성형수술하지 않은 사람을 선호한다는 취지의 이야기이다. 성희롱의 정도에 관한 문제이다.

위의 유행가를 부르며 술 취한 눈빛으로 여자 직원을 보기만 해도 성희롱이 될 수 있는가? 술에 취해 동료 남자 교수의 원룸에 갔던 여자 교수가 판단해줄 문제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성형수술을 하고 있어서, 이 때문에 결혼하여 자식을 낳아보아야 아비나 어미나 누가 진짜 자연산 쌍꺼풀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할 정도이다. 결론은 세상이 변했으니 여기에 적응하여 입 뿌리를 조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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