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대학발전을 위한 전략과 실천(32)
《제43화》 대학발전을 위한 전략과 실천(32)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0.12.1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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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사실은 언젠가 이 총장의 이야기가 자서전으로 나온다면 그것은 좌절과 절망 속에서도 절대로 굴복하지 않고 정의와 이상을 추구하는, 집념을 포기할 줄 모르는 한 사람의 범례가 될 것이 확실하다.…’

이 말은 지금은 고인이 된 우리 삼총사의 하나 윤형원 충남대학교 총장이 ‘큰 사람 작은 이야기’(p.47)에서 한 말이다. 나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작가 박해룡씨가 자료조사를 하는 과정에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집념을 포기할 줄 모르는 한 사람이라는 말이 ‘부러지지 않는 집념’과 같아서 소개하였다. 삼총사의 한 사람은 이돈희 전 서울대 교수, 전 교육부 장관이다. 여기에 역시 고인이 된 신세호 전 한국교육개발원장이 들어가기도 한다. 신세호 원장과 나는 대학 후배들이 옛날 ‘학원’이라는 학생 잡지에 나오던 유명한 만화 주인공 ‘꺼꾸리와 장다리’로 짝을 지어 꺼꾸리로 놀리던 친구이다. 나는 당연히 장다리였다. 삼총사 윤형원, 이돈희, 나 이렇게 셋이서 서울의 명동거리를 걸어가면 사람들이 골목이 막힌다고 다 쳐다볼 정도였다. 두 친구는 179cm, 180cm이었으나 그 중에 내가 제일 커서(186cm) 가운데에 서서 대장 노릇을 하며 걸어갔다. 정말 길이 꽉 찼다.

이돈희 교수는 나의 회갑연에 와서 좌중을 깜짝 놀라게 했다. 여러 제자들로부터 축사 부탁을 받고 단상에 올라가 철학전공자답게 목소리를 가라앉히고 하는 말이, “오늘 이 자리의 주인공은 천하의 거짓말쟁이입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도 이상주 총장의 거짓말에 속았습니다.” 하였으니 모두들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제가 이상주 총장과는 일찍부터 친구였습니다. 그런대 나를 만날 때마다 나의 진정한 친구는 너밖에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속으로 이 친구는 친구가 별로 없겠구나 하고, 진정으로 형제처럼 대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자리에 와서 보니까 이렇게 많은 사람들하고 친구 이상으로 가깝게 지내고 있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이게 거짓말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모두들 함박웃음을 보냈다.) 짐작컨대 여러분 모두에게도 저한테 한 거짓말을 하였을 것입니다. 하여간 거짓말에 속았을지라도 회갑연에 이렇게 참석해주셔서 친구로서 감사함을 표합니다.”

우리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국가의 장래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특히 북한에서 혈혈단신 월남하여 목욕탕의 화부(火夫)로 고생하며 서울사대에 진학한 고 신세호 때문에도 민족의 문제를 토론하다가 너무 핏대를 올려 선술집에서 쫓겨나기도 하였다. 대학을 졸업하기 직전에 우리 삼총사가 다른 친구들과 함께 목로주점에서 대포를 마시며 가정교사로 보낸 대학시절을 회상할 때, 내가 수수께끼를 내었다. ‘우리들을 이 청계천에 집어넣고 철근 콘크리트로 덮어버려도 뚫고 나올 사람은 누구일까?’라는 문제를 내었다. 이돈희와 다른 친구 두어 명이 자신들이라고 대답했다. 나는 웃으면서 ‘우리 모두!’라고 하여 한 바탕 크게 웃은 일이 있다. 그렇다. 나는 둘레의 모든 사람에게 자신감을 갖도록 하였다. 울산대학교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어 모든 전략을 실천할 수 있었다. 결과로 산출(output)이 좋게 나올 수 있었다. 대개의 지도자가 그렇듯이 이런 발전전략의 핵심은 ‘우리 모두가 해내었다.’는 성취감에 있다. / 정리=박해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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