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학성 이씨 5개 파에서 월진파의 이채관 월진파문회장이 울산대학교에 보여준 애정은 바로 지역사회와의 인간관계를 어떻게 유지 시켜야 할 것인가를 보여준다. 울산대학교 사회대 건물을 신축하고 남쪽에 조그만 공터가 남아 있었다. 이를 본 이채관 회장이 스스로 울산대학교의 발전을 위한 저희 ‘어머니의 뜻’을 심어야 하겠습니다 하여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었다. 자세히 설명을 해달라는 부탁에 이채관 회장의 어머니께서 학성 이 씨 집으로 시집 올 때, 친정 아버지, 이 회장으로서는 할아버지가 마침 집에 있던 은행나무 묘목을 가져 오셔서 마당에 심어주며 친정어머니가 보고 싶을 때, 이 나무를 보라고 했었는데 그 나무가 지금 아주 크게 잘 자라있습니다. 울산도시계획으로 집이 헐리게 되고 그 은행나무를 옮겨야 하는데 그것을 알고 사가겠다는 사람들이 성가시게 합니다. 아무리 비싼 값을 준다고 해도 팔고 싶지 않고, 그 기운을 울산대학교에 심어두려고 합니다. 허락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그 나무의 수령은 100년 가까이 될 것이다. 현재 울산대학교에 100년 넘은 나무는 이 은행나무 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나무가 지역사회와 울산대학교의 협동 체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이채관 회장이 공들인 울산지역의 학성 이씨와 울산대학교와의 관계유지는 이회장이 울산대학교 사무처장을 끝으로 정년퇴임할 때 극적으로 나타났다. 첫째가 정년퇴임식장이 울산지역 유지들로 꽉 차서 총장인 내가 놀랄 정도였다는 사실이다. 이 식장에 오지 않으면 안 되는 지역사회의 영향력이 그대로 나타났다. 둘째는 당시 울산 KBS 명사회자로 알려졌던 울산대학교의 교무처장 P교수가 자진하여 사회를 보아준 것이다. 그 사회 역시 명사회자 답께 즉흥적으로 분위기를 띠우며 멋있게 보아주어서 문중에서 고맙다고 인사를 할 정도였다. 이 일이 바로 지역사회와 학교의 관계가 다음에 있을 다른 협동 체제를 구축하는데 힘이 되어준 것이다. 지역 사회에 학교의 시설을 활용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정으로 맺어지는 관계 또한 보이지 않는 힘을 주게 된다. / 정리=박해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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