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화》 대학발전을 위한 전략과 실천(28)
《제39화》 대학발전을 위한 전략과 실천(28)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0.12.05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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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최고 경영자인 총장의 리더십을 4가지 개념적 모형으로 분류하여 앞에서 제시하였다. 즉 1)체제관리자, 2)분쟁조정자, 3)변화촉진자, 4)민주적 지도자이다. 나를 변화촉진자, 혁신성이 많은 지도자에 속한다고 나와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말한다. 그러나 훌륭한 지도자는 과업지향적이면서 인화지향적인 면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아울러 현상유지의 관리자로서의 능력과 함께 변화하는 환경이나 조직의 내적 요구에 맞추어 조직의 여러 측면을 개혁하는데 힘을 기울이며, 무엇을 혁신해야 할 것인가의 창안, 이를 수용하고 옹호하며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리더십의 틀 속에서 대학 총장의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는 인적·재정적 자원을 동원하는 일이다. 어떠한 대학이라도 우수한 인적 자원과 풍부한 재원을 확보해야 발전할 수 있다. 그러니까 대학총장은 강력한 자원동원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나는 이런 모습을 울산대학교에서 십분 보여주려고 하였다. 여기에는 필연적으로 울산대학교가 위치한 울산지역사회와의 밀접한 상호관계가 있어야 한다. 대학은 지역사회에 새로운 지식과 정보, 그리고 교육 받은 인재를 제공하고, 여러 가지 봉사를 해야 한다. 상호관계의 뜻을 살려, 지역사회는 대학에 재정적, 행정적, 심리적 지원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이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게 해당 분야에 정통한 교수들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울산지역사회에 현대중공업이 있으므로 울산대학교에는 국내에서는 따라올 수 없을 만큼의 전문가 교수가 조선해양공학과에 있어야 하고, 화학 공업단지가 있으므로 여러 분야의 화학공학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전략적으로 해당분야의 지역개발 연구소를 설치하여 운영할 수도 있다.

나는 ‘지역발전협의회’를 창설하여 울산지역 상공회의소 관계자들과 함께 1)국립대학 설립, 2)태화루 복원, 3)사연댐 식수화 4)산업박물관 등의 사업을 추진하였다. 일부에서는 울산의 사립대학이 국립대학을 새로 설립하겠다는 의도가 무엇이냐고 따지고 들었지만 울산대학이 발전하려면 경쟁하는 이웃이 있어야 한다는 생태학적 관점에 분명히 추진하도록 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이 과정에 당시 울산상공회의소 이석호 회장이 멋있는 말로 지역사회와 울산대학의 상호관계를 표현했다. 다른 뜻으로 오해할 수도 있으나 그 때의 본래의 말뜻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돈키호테’의 형제입니다. 서양식으로 나는 ‘돈 호테’고 이 총장님은 ‘키 호테’입니다. 둘 다 ‘호테’집안의 형제입니다. 나는 돈이 조금 있으니(당시 울산의 유일한 주리원 백화점 사장) ‘돈’, 키가 작으니(사실 내 키가 큰 편이어서 웬만한 사람은 내 옆에 같이 서 있으면 다 작아 보인다.) 키는 빼고, 남들이 알아주는 호남이니까 ‘호’, 일하는 ‘테’크닉이 있으니까 ‘테’하여 ‘돈호테’입니다.

이 총장님은 학자출신이어 돈이 없을 테니까 돈은 빼고, 키가 커서 ‘키’, 대한민국이 알아주는 호남이까 ‘호’, 그리고 이렇게 사람 끌어 모으는 테크닉이 있으니 ‘테’하여 ‘키호테’입니다.’하여 한 번 크게 웃은 일이 있다. 나는 지금도 이 말을 인용하며 아예 ‘여러 분, 나는 돈키호테입니다.’하고 돈도 많고, 다른 테크닉도 있다고 좌중을 편하게 만든다.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관계 형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 정리=박해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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