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선설, 성악설, 그리고 양품률(良品率)
성선설, 성악설, 그리고 양품률(良品率)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3.2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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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초등생 살인 사건을 보면서 인간은 태어나기를 선(善)하게 태어났는가, 악(惡)하게 태어났는가 아니면 우연한 결과인가 생각하게 된다.

울산에서도 몇 주 전에 계모가 초등학생을 살해하고 불태워버린 일이 있어서 그냥 잔인(殘忍)한 사람이라고 모르는 척 하려고 하였지만 자꾸만 인간의 본성(本性)을 생각하게 된다.

엄마 품에서 잠자는 애기의 착한 얼굴을 보고 사람은 착하게 태어났는데 사회(환경)가 좋지 못하여 나쁜 짓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맹자의 성선설(性善說)이다.

순자(荀子)는 애기가 태어나자마자 울지 않느냐? 이기적인 본성 때문에 욕심을 내는 것이 울음으로 나오는 것이다. 일컬어 성악설(性惡說)이다.

따라서 사람이 어떻게 무엇을 하여, 즉 교육을 하여 악한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한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모습을 보고, 짐승 같은 놈, 저렇게 잔인할 수가 있는가? 한탄한다.

사실, 잔인(殘忍)의 한자를 해부하면, 殘은 칼날 같은 것으로 해치는 행동을 말하고, 忍은 마음을 칼날 같은 것으로 해치는 것으로 이것을 참아내는 마음먹기로 풀이가 된다. 잔인한 행동의 대표적인 것이 죽은 사람을 다시 죽이는 것, 울산에서는 죽은 아이를 다시 불태워 흔적을 없애려고 한 것이다.

안양에서는 죽은 아이를 다시 토막 내어 산에다, 개천에다 버리는 것이다. 비슷한 행동이 어떤 직에서 물러난 사람을 도와주기는커녕 다시 골탕을 먹이고, 그가 도움을 청할 때 거절하며 쾌감을 느끼는 성격장애자의 행동에서 잔인함이 나타난다.

안양의 사건이나, 울산의 사건이나 한마디로 성격장애자의 행동이다. 이것을 성선설로 성악설로 풀이하기 보다는 인류가 지금까지 진화과정을 거쳐 오면서, 앞으로도 진화를 하면서 잘못된 물건들이 나올 수 있다는 것(양품률·良品率)으로 풀이 하는 것이 한결 마음이 편하다.

‘신이 인간을 왜 이렇게 만들었느냐?’고 사유하는 것은 답이 없는 질문이다.

정밀한 전자 부품을 생산하면서 십만 개 중의 하나는 원인도 모르게 불량품이 되어 나오게 되어 있다.

더 정확해야 할 것은 100만개 중의 하나가 불량품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이 공교롭게도 인공위성의 어느 컴퓨터 부품으로 끼어 있다가 발사된 뒤에 결함이 나타나면 공중분해까지 되기도 한다. 이런 비율을 놓고 산업 현장에서는 확률적으로 계산하여 양품률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도덕적 행동은 미국의 그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우수한 양품률을 보인다. 인구 4천만명, 그중에서 30대 연령층의 불량품만으로 보면, 미국의 3억명, 그중에서 30대의 잔인한 사람들로만 보면 우리는 성선설을 따라갈 입장이다.

미국은 대통령의 취임선서에서 성경에 손을 얹고 온 국민 앞에 맹세한다. 그러면서 별의별 잔인한 행동들이 저질러진다.

부시는 이라크 전쟁을 일으켜 약 3만명 가량을 죽게 하였다. 직접 칼을 들지 않아서 잔인하지 않은가? 아니다. 그는 잔인하다.

지금 미국 증권가가 오들오들 떨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양품률과 대한민국 대통령의 양품률은 어떠할까? 독자의 판단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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