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대학발전을 위한 전략과 실천(17)
《제28화》 대학발전을 위한 전략과 실천(17)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0.11.0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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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째는 울산대학교 장기발전계획의 구상은 1992년 5월에 세미나를 시작하면서 가시화 되었으나 그 전에 이런 구상을 할 수 있는 단초(端初)가 된 것은 이상주 총장이 정주영 명예회장을 동해의 모처에서 독대하고 나서 부터로 추론(推論)된다. 평소에 이상주 총장이 울산대학교 발전을 위해서라면 몸을 사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참여하던 것에 비추어 보건데, 그 기회를 놓쳤을 리가 없다고 판단된다. 어느 날 정주영 명예회장이 동해 바닷가 모처에서 이상주 총장을 찾았다. 마침 가까운 곳에 있어서 바로 찾아뵈었다.

몇 가지 지역사회교육 운동에 관한 간담을 나누며 울산대학교가 안정되어가는 보고를 드리면서 결단력 있는 이상주 총장의 추진력으로 ‘외람된 말씀으로,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합니다. 울산대학교에 회장님의 호를 영원히 남기게 하려고 합니다. 허락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며 말문을 열었다. 이때 정 명예회장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 울산대학교에 걸려있는 정 명예회장의 철학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으로 생각하셨을 것이다.

‘淡淡한 마음을 가집시다. 淡淡한 마음은 당신을 굳세고 바르고 총명하게 만들 것입니다.’ 아산 정주영

그러나 정 명예회장의 호를 영원히 남기는 것은 ‘아산 도서관’ 준공식에서 확인되었다. 당시만 해도 학생들의 반정부 시위가 남아있던 때인데 어렵게 마련된 도서관의 이름을 학생들이 자극 받을 만도 한 정주영 명예회장의 호를 그대로 도서관 정문 위에 붙여놓고 자랑스럽게 현판식을 엄숙하게 진행하였다.

그러고서 정 명예회장을 모시고 도서관 내부를 시찰하시고 옥상까지 올라가서 울산대학교 전경을 크게 훑어보시게 하였다. 이때 옆에서 수행하던 이상주 총장에게 울산대학교 시설 확충과 이를 뒷받침할 풍부한 재원을 약속하신 것이다. 정직하게 말하면 이상주 총장은 이런 사연을 전혀 밝히지 않아서 우리들이 추론할 뿐이다. 이상주 총장은 정 명예회장과 정몽준 이사장을 적극적으로 찾아뵙고 울산대학교 발전을 위한 의논을 자주 드렸다. 그래서 한 해에 두 개의 건물이 신축되기도 하였다.

울산대학교 하면 공과대학이 연상된다. 다시 공과대학 하면 조선(해양)공학과가 연상된다. 더 좁혀 들어가 조선·해양공학과 하면 Square Tank(광폭수조)가 언뜻 떠오른다. 이 탱크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울산대학에 설치해놓은 임의 파도(바다에서 여러 각도로 배에 부딪히는 파도)에 대한 실험 장치이다.

1982년 교육부가 울산대학교를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조선공학 중점 육성학교’로 지정하였으나 이 탱크를 설치하기에는 엄청난 비용을 투입해야 하므로 국가가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상주 총장의 과단성이 나타나는 ‘선도발전’ 정책이다. 이것은 다른 의미에서 당신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태이기도 하였다. 이것이 일곱 번째의 숨은 이야기이다. / 정리=박해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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