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노조 현명한 행동을
현대車 노조 현명한 행동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3.1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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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자동차 울산1공장 사업부 위원회 대표가 사측에 의해 고소돼 있는 상황에서 노조 지부장을 포함한 전.현직 집행부 40여명이 외유성 해외출장을 떠나 물의를 빚고 있다.

베르나와 클릭을 생산하는 1공장은 수년 전부터 판매량 감소로 인해 특근은 물론이고 잔업도 하지 못하면서 타 공장에 비해 임금이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를 해결키 위해 노사는 지난 1월부터 주야 각각 잔업2시간, 월 특근2회 실시를 합의한 바 있었다.

그러나 최근 1공장 차량재고가 전 공장 적정 재고량의 50%를 초과하자 사측이 주야 8시간 근무를 결정, 강행했고 1공장 사업부 위원회가 이에 반발, 생산중단과 함께 파업에 들어갔다.

이번 사태에 대해 사측은 “물량배분 문제는 각 공장 사업부별 협의가 선행돼야 하는 것인 만큼 노사 간 대립대상이 아니다. 이런 조절을 거치지 않고 생산을 중단한 것은 불법파업”이란 주장이다.

반면에 1공장 사업부 위원회는 “지난해 8월 사측이 주야 10시간 근무 및 월 특근2회를 보장했고 그 적용기간도 대체 차량 확정시점까지”로 합의 했음에도 “일방적 조업시간 단축을 강행하는 것은 노사합의를 파기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 울산1공장 파업은 작업물량 확보 유무 때문에 생긴 것이다.

간단히 말해 잘 팔리는 차종을 생산하는 공장은 잔업과 특근이 늘어나 수령임금이 많아지는 반면에 반대 상황의 근로자들은 근무시간 단축과 비례해서 임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이런 내부적 작업물량 조절은 현대차 노조가 중재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타당하다.

특정 공장에 일감이 부족할 때 공장끼리 협의, 조율을 통해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를 막는 것이 노조의 역할 중 하나다.

이런 조율기능을 가진 현대차 노조집행부가 파업을 방치한 채 해외출장을 떠났다면 현명치 못한 처사임에 분명하다.

노조 측이 “대의원 대회 결정을 거쳤으며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고 사측도 “해외 노사교섭 사례 견학 및 현대차 사업장을 둘러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고소된 노조 대의원을 남겨 둔 채 떠날 만큼 중대한 사유로 보긴 어렵다.

‘선심성 해외 나들이’를 노조 집행부에 제공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는 사측도 문제가 있긴 마찬가지다.

현장 노사관계 질서를 바로 잡는데 사측의 일관되고 투명한 자세는 필수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는 노조의 불합리한 요구에 끌려 다니며 묵인해 주는 관례를 스스로 만들어 왔다.

노사뿐만 아니라 노노 갈등으로까지 번 질수도 있는 이번 파업은 현대차 근로자들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제 몫 챙기기에 급급한 공장별 노조 이기주의로 마감할 것인지 이타적, 합리적 모습의 성숙된 노조로 자리 매김할 것인지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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