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년 무쟁의 방해하는 마타도어
현대차 2년 무쟁의 방해하는 마타도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0.07.1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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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에 입각하지 않는 유언비어와 마타도어에 현혹돼 내부단결을 저하시키는 행동을 삼가해 주시고 지부의 공식 홍보물에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현대차노조가 지난 13일 회사의 임금협상 일괄제시안을 촉구하는 소식지에서 1면 끝머리에 강조한 문구다. 안방부터 입단속을 하자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마타도어’라는 정치용어를 사용한 점이 의미심장하다.

중상모략의 흑색선전을 의미하는 마타도어(Matador)는 투우경기를 마무리하는 주연 투우사를 의미하는 스페인어 마따도르에서 유래한 말이다. 종전에 마타도어를 양산하는 이들은 노조의 표현대로라면 ‘적대적 보수언론’ 혹은 ‘사측’ 등이었지만, 이번 경우는 노조 내부를 겨냥한 말로 읽힌다.

최근 크고 작은 현장노동조직(이하 현장조직)들이 노조 집행부의 성패(?)를 좌우하는 임금협상 중에 어김없이 ‘집행부 흔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대부분 노조의 협상과정을 놓고 이러쿵저러쿵 흠집 내기에 불과하지만 조합원들에게 퍼지면서 시나브로 불신을 조장한다. 얼마 전 한 현장조직이 조합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77.5%가 ‘현장조직이 조합원들에게 불신을 심어주거나 그런 편이다’고 응답한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노조 집행부는 결국 임협기간동안 내부 갈등을 통한 소모전에 휩싸이는 것을 막기 위해 제조직을 상대로 노노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지난 6일자 소식지를 통해 호소하기도 했다.

조합원 4만5천여명을 둔 거대 노조에서 이합집산, 정치적 알력 다툼 등이 나타나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다. 문제는 현장조직들이 ‘조합원들의 민의를 대변하겠다’는 주 철로를 이탈해 ‘조직의 이익을 대변하겠다’는 데서 생겨난다.

올해 임협은 ‘타임오프’와 ‘주간연속2교대제’ 등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난제를 제외하자는 노사간 공감대속에 진행하고 있다.

현장조직들이 구태를 고집한다면 휴가전 타결도, 2년 연속 무쟁의 기록도 모두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경훈 집행부 또한 지난 선거에서 지지율 31%(1차 투표)를 얻었던 만큼, 소통을 통해 나머지 69%의 공백을 채워 나가야 한다는 데도 이견이 없다.

/ 권승혁 취재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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