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의회 자리싸움
남구의회 자리싸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0.07.0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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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후 2시 남구의회 본회의장. 원 구성을 위한 임시회가 열렸으나 의장석으로 오르려던 이상문 신임의장을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제지했다. 민노당 의원들은 의사봉과 마이크를 빼앗아 회의 진행을 막았다. 급기야 고성이 오갔고, 이 의장이 진행을 포기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모두 자리를 떴다. 민노당 의원들은 곧바로 회의장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제5대 남구의회는 14명 중 한나라당이 8명, 민노당 6명으로 4대3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의장단은 의장과 부의장 2석, 상임위원장은 3석으로 모두 5개의 자리를 이날 임시회에서 결정할 예정이었다. 남구의회는 교황방식으로 의장단을 선출하는데 이 방식은 후보등록이나 정견발표 없이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담합을 통해 자리 나눠먹기 등의 폐단을 낳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남구의회의 경우에도 양당은 6.2선거 이후 미리 자리를 정해 놨다. 민노당의 주장대로라면 의장, 부의장, 위원장 1자리를 한나라당이 가져가고 나머지 위원장 2석을 민노당이 받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하루 앞선 의장단 구성 첫날인 1일 한나라당은 회의에 앞서 “중앙당 차원의 결정”이라며 민노당에 1석만 주겠다고 말을 바꿨다. 이날 저녁까지 파행을 거듭하다 의장에 이상문 의원(한), 부의장에 김현수 의원(한), 건설환경위원장에 변식룡 의원(한), 운영위원장에 박성진 의원(민노)이 14표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그러나 마지막 내무위원장에서 명암이 갈렸다. 임현철 의원(한)이 8표, 강혜련 의원(민노)이 6표를 얻은 것이다. 민노당은 한나라당이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하며 선출결과를 거부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미리 양해를 구한 것이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건 구민의 기대를 받고 출범한 남구의회는 초기부터 삐걱대고 있다. 구청장도 공석인 와중에 남구의회는 개원식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구민 대표로 나선 의원들이 자리다툼을 하는 와중에도 혈세로 마련된 ‘녹봉(祿俸)’은 이미 지급되고 있다. 남구의회는 원 구성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구와 구민을 위한 싸움’에 열을 올리길 바란다.

/ 김준형 취재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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