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무관심, 소잃고 외양간 고칠 것인가
선거 무관심, 소잃고 외양간 고칠 것인가
  • 김규신 기자
  • 승인 2010.05.26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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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를 다니다 보면 60~70대 어르신들이 ‘울산에서 왜 이회창씨 당으로 선거에 나서냐?’는 말을 가장 많이 듣습니다. 휴~ 이제 며칠 안 남았는데 정말 쉽지 않네요.”

울산 교육의원 선거 기호 추첨에서 세 번째 순번을 뽑은 한 후보의 하소연이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습니다. 잠시 생각해보니 이번 선거에서 자유선진당의 기호가 3번이더군요. 교육의원 선거는 정당과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인식 변화가 쉽지 않네요.”

그는 또 말한다. “울산에서 교육의원 첫 번째 기호를 배정받은 후보들이 얼마나 편한 줄 아십니까? 손가락 하나 들고 한나라당 시장 후보 유세 현장 쫓아 다니다가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하면 또 한나라당 구청장 후보 유세 현장으로 옮겨 가면 되니까요”

이어 “며칠을 찾아가 정당과 관련이 없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때뿐입니다. 돌아서면 원위치에요. 기자들께서 제발 교육선거가 정당과 관계가 없다는 것을 부각시켜 유권자들이 진지한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6·2 지방선거 교육의원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무관심이 심각한 수준이다.

교육의원 선거는 교육청의 제반정책 및 업무를 견제·감시하면서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선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시민들이 ‘교육의원’ 자체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4개 선거구에서 1명씩을 뽑는 이번 교육의원 선거에 나선 후보자가 12명에 이르는데도 최근 여론조사 결과 지지도가 20%를 넘는 후보자가 한 명도 없었고 평균 지지도도 11%에 불과했다.

특히 부동층이 최고 72%에 이르러 ‘묻지마 투표’ 혹은 ‘줄투표’가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나타나 진정한 대표성을 가진 후보를 뽑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교육의원 도입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가 부족한 것에서 비롯한 것이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는 말이 있다. 자신들의 자녀가 아직 태어나지 않았거나 학업을 마쳤더라도 교육은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다.

이제 일주일 후면 울산 교육 발전에 헌신할 재목들이 시민들의 선택을 받게 된다.

귀찮아서라든지 나는 자식이 없어서라는 말은 유권자로서 너무도 무책임한 생각이다.

무책임한 한 표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선거에 좀 더 관심을 갖고 후보자들이 어떤 재목인지, 하고자 하는 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해 면밀히 살펴본 다음 소중한 한표를 행사해야 할 것이다.

취재1부 김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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