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기댈 언덕’ 울산글로벌센터
외국인들의 ‘기댈 언덕’ 울산글로벌센터
  • 김정주 기자
  • 승인 2010.04.27 2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여성, 화상치료 도와준 센터에 감사편지 보내 ‘화제’
▲ 울산글로벌센터에서 중국출신 자원봉사자인 김경화씨(왼쪽)가 상담을 하고 있다. / 정동석 기자
6월부터 상식·문화 등 3개월 과정 ‘국적취득반’도 운영

울산글로벌센터가 울산에 거주하는 외국 인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들 앞으로 바짝 다가서고 있다. 지난 3월 12일 문을 열었으니 4월 27일이면 겨우 한 달 보름밖에 안 됐지만 그동안 거둔 성과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센터가 문을 연 바로 그날 모자를 깊숙이 눌러쓴 중국출신 20대 가정주부 먼홍제(36·울주군 청량면)씨가 센터를 찾았다. 한국어에도 능통한 중국출신 자원봉사자 김경화씨가 그녀를 맞아 상담에 응했다.

가정주부인 그녀가 어느 날 부엌에서 중국식으로 요리를 하던 중 갑자기 뜨거운 기름이 그녀의 얼굴에 튀었다. 여자로서는 목숨이나 다름없는 얼굴이 화상으로 얼룩졌다.

즉시 유명하다는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말이 잘 안 통하다 보니 치료에도 지장이 생겼다.

센터는 김경화씨에게 통역을 맡겼고 그 결과는 생각보다 빠른 환자의 쾌유로 이어졌다. 모자는 계속 눌러쓰고 있지만 천만다행으로 지금은 거의 완치 단계에 와 있다는 것.

며칠 전 울산글로벌센터(蔚山世界中心)에 한문으로 적은 감사서신(感謝信) 한 통이 날아들었다. 바로 그녀가 보낸 편지였다.

“저에게 도움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제가 마음속에 느낀 점을 말씀드릴게요.”로 시작된 그녀의 감사편지는 이렇게 이어졌다.

“제가 한국에 온 지 1년 반 정도 됐는데 문화, 음식, 그리고 언어의 차이로 적지 않은 고통과 스트레스를 받았죠. 특히 이번에 제가 화상으로 입원하면서 언어의 장애 때문에 겪은 고통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고요. 묻고 싶은 게 있어도 물어볼 수도 없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못하는 그 고통,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제게도 행운이 찾아왔어요. 바로 울산글로벌센터가 세워진 일이죠. 저의 고통을 울산글로벌센터가 해결해 주었답니다.”

그녀는 말미에 이렇게 적었다. “이후에도 외국인들을 위해 더 많은 도움을 주셨으면 해요.”

퇴직금을 못 받아 애를 태우던 외국인노동자들이 울산글로벌센터의 도움으로 고충을 해결한 사례도 있다.

비록 일주일이 걸리긴 했지만 센터는 지난달 중순쯤 퇴직금 줄 처지가 못 된다고 바락바락 우기던 어느 영세업체의 대표를 설득해 중국인노동자 2명이 퇴직금을 받아갈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었다.

울산글로벌센터는 이런 점에 착안, 외국인을 위한 또 하나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국적취득 반’ 운영이 그것. 일주일에 한두 시간씩, 3개월 과정으로 진행될 이 교실은 늦어도 6월부터는 가동할 예정이다. 강좌에는 국적 취득에 필수적인 상식, 문화 외에 한국어 심화 교육도 들어있다.

개소 한 달 동안 센터를 다녀간 외국인 수는 100여명, 하루 평균 4명 정도라는 게 여윤희씨의 말이다. 상담 가운데는 초보 수준을 넘어선 한국어 심화 교육을 바라는 내용이 일자리 희망과 함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드물게 이혼 상담도 나타나 울산글로벌센터에서 도맡아야 하는 일은 센터가 더 알려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한층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김정주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