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풀코스 200회 완주한 ‘달리기의 달인’
마라톤 풀코스 200회 완주한 ‘달리기의 달인’
  • 최인식 기자
  • 승인 2010.04.2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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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회 보스톤마라톤에서는 111번째 완주
마흔 넘어 시작… 2014년 까지 300회 도전
▲ 배달식 울산시육상연합회장이 자신이 달성한 마라톤 풀코스 200회 완주 기록을 설명하고 있다. / 정동석 기자
배달식 생활체육 울산시육상연합회장 인터뷰

담배를 끊고 건강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달리기’가 이제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직업상 매일 새벽일을 마치고 태화강변을 하루도 빠짐없이 달리는 습관이 ‘달리기의 달인’으로 불리는 밑거름이 된 것 같다.

그렇게 ‘달리기’를 시작한지 올해로 꼭 8년째다. 2002년 10월 20일 조선일보 주최로 열린 춘천마라톤을 시작으로 42.195㎞ 마라톤 풀코스 200회를 완주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배달식(54) 생활체육 울산시육상연합회장의 마라톤 인생이야기다.

-‘달리기’를 시작한 계기는.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고민을 하던 중 마라톤이 가장 적합하다는 주변의 얘기를 듣고 시작했다. 담배를 끊는 일이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듯이 마라톤은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라는 것에 마음이 끌렸다. 그래서 지금까지 달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달리기를 본격적으로 한 것은 언제부터인지.

“월드컵축구대회가 열린 2002년부터 문수체육공원 내 호반광장 등에서 매일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하루는 나보다 20년 정도는 나이가 많은 60대 어른들이 젊은이들 보다 훨씬 빠르게 달리는 것을 보고 열심히 달리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 큰 자극을 받고 담배를 끊으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던 것 같다.”

-마라톤을 한 후 첫 대회 참가는.

“달리기를 처음으로 시작한 2002년 10월 20일 춘천마라톤대회에 처녀 출전해 3시간40분21초의 기록으로 완주했다.”

-전국대회 3연패도 했다는데.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문광부장관기생활체육대회에서 3연패했다. 또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시도대항육상대회에서도 3연패를 달성했다. 꾸준히 달리기를 게을리 하지 않은 결과로 본다.”

-대회 최고기록과 참가 대회는.

“2003년 11월 2일 전주군산마라톤에서 3시간28분03초가 개인 최고기록이다. 이때가 18회째 완주한 대회였다.”

-참가 대회 중 가장 기억이 남는 대회는.

“2007년 4월 16일 개최된 제111회 보스톤마라톤대회로 기억한다. 이 대회는 111번째 열렸는데 우연하게도 개인적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111회 완주하는 대회였다. 잊을 수 없는 대회로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마라톤에 푹 빠지게 된 매력은.

“마라톤이 극한적인 운동이기는 하지만 완주한 후 느끼는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런 쾌감 때문에 중독성이 강하다고 말하고 싶다. 사업을 하면서도 어떤 결단을 내릴 때가 오면 마라톤을 생각한다.”

-자신에게 마라톤은 어떤 존재인지.

“달리기는 나의 분신이라고 말하고 싶다. 달리기를 하기 전에는 개인적으로 성격이 매우 즉흥적이었다. 그래서 실수도 많이 했다. 마라톤을 하고 나서는 가치관이 정립됐고, 매사에 체계적으로 일을 풀어나가는 인격체로 바뀌었다.”

-연습은 어디서, 어떻게 하는지.

“울산마라톤클럽 회원들과 함께 운동을 자주한다. 농수산물 도매시장 내에서 수산물 도매업을 하고 있다. 직업 특성상 새벽에 출근해 직장인들이 출근하는 시간에 나는 퇴근을 한다. 그래서 집에 가기 전 태화강변을 따라 달리면서 자연스럽게 연습을 하게 된다.”

-현재 하고 있는 수산물 도매업은 언제부터 했는지.

“20여년이 넘었다. 아버지가 해오던 일을 3남1녀 중 막내인 내가 하고 있다. 매일 새벽 4시에 일터에 나간다. 마라톤을 하기 전에는 너무 힘들다는 생각을 자주했다. 지금은 현재 하는 일이 오히려 즐겁다. 마라톤 덕분인 것 같다.”

-울산에는 마라톤을 할 수 있는 적합한 코스가 있는지.

“친환경 생태도시로 거듭난 울산은 마라톤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문수구장을 출발점으로 공업탑-울산역-동천-호계를 돌아 북부순환도로-태화교-남부순환도로-울산대공원을 거쳐 다시 문수구장에 도착하는 코스는 마라톤을 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다.”

-현재 울산의 마라톤 동호인들은 얼마나 되나.

“전국 광역시 중 마라톤이 가장 활성화돼 있는 지역이 울산이다. 현재 달리기를 즐기는 동호인만해도 2~3만명을 육박한다. 이 중에서도 체계적인 연습을 통해 각종 전국대회 등에 꾸준히 참가하는 동호인은 대략 2~3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 마라톤 선수 중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이봉주를 가장 좋아한다. 비록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놓쳤지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이겨내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선수로 기억하고 있다. 저 역시 어려움이 닥칠 때 그런 선수들이 역경을 어떻게 이겨 냈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달리기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얘기는.

“달리기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운동이다. 반면에 쉽게 포기할 수도 있는 게 마라톤이다. 마라톤은 스포츠이기도 하지만 과학이다. 그래서 초보자들은 운동 시작에 앞서 주법 등 기본기를 충실히 배운 뒤 운동을 꾸준히 하기를 권하고 싶다.”

-다음 대회 참가 계획은.

“다음달 16일 군산새만금마라톤대회 참가를 준비하고 있다. 300회 완주를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럼 300회 완주는 언제쯤 가능할지.

“그동안 200회 완주하는데 7년5개월이 걸렸다. 300회는 늦어도 오는 2014년 초에는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300회 달성이 끝은 아니다. 체력이 뒷받침될 때 까지는 계속 달릴 것이다.”

배 회장은 1남1녀의 자녀를 두고 있지만 마라톤을 하는 가족은 없다고 한다. 지난 20일 장애인을 위한 ‘1004릴레이’에 동호인들과 함께 참가했던 배 회장의 얼굴은 햇살에 그을려 빨갛게 달아올랐지만 건강미가 넘쳐났다. 그는 2007년부터 생활체육 울산시육상연합회장을 맡고 있다. 특히 연합회 사무실에는 그동안 각종 대회에 참가한 기념 메달이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다. / 최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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