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문제는 특기적성 보다 고액과외 입시학원 불법·탈법 잘 가려내 바른 선택할 부모지혜 필요
사교육 문제는 특기적성 보다 고액과외 입시학원 불법·탈법 잘 가려내 바른 선택할 부모지혜 필요
  • 박문태 논설실장
  • 승인 2010.04.2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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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을 인간이 ‘인간의 행동을 계획적으로 변화시키려고 작용하는 일(교육과 교육학. 정범모. 1967)’이라고 정의하였을 때, 가장 대표적인 인간은 부모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모(母)이다. 소설가 이병주(李炳注) 같은 경우에는 조부의 계획보다는 고집으로 사상가가 될 뻔한 사람을 문학가가 되게도 하였지만(작가의 탄생. 정범준. 2009), 전인교육적 측면에서는 어머니의 철학이 베인 가르침이 자식(인간)을 계획적으로 변화 시킨다. 즉, 어머니가 계획적으로 자식을 어떤 권력가, 재력가, 정치가, 종교가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전인적으로 착한 사람, 두루두루 잘 하는 사람으로 키우려는 것이 과거 조선시대까지의 우리 어머니의 교육이었다. 이것이 해방 후,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의 사례들을 직접 목도한 어머니들이 모성으로서의 사랑과 여성으로서의 독특한 OO이 기폭제로 작용하여 현대에 와서는 계획적으로 시험선수로 키우는 것이 되었다. 시험선수가 되는 연습과 훈련 방법으로는 수준별 학습개별화가 철저하게 이루어지는 전문가 수준의 독선생(獨先生)만한 것이 없다. 부모가 웬만한 재력을 갖추었으면 지능지수(IQ) 100정도의 학생을 독선생으로 훈련시켜서 소위 일류 대학에 보낼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성공한 사례를 보거나 들으면, 특히 요즈음의 어머니들의 초등학교 시절과 중·고등학교 시절에 부잣집 급우가 이런 독선생의 방법으로 성공한 사례를 보았을 때, 독선생은 못 앉히더라도 소수 정예 학원에 보내어야 한다는 초조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독선생은 물론 소수 정예 학원도 가계비용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다인수 학원에라도 보내야 어머니의 불안이 조금은 해소될 것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의 본색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불공정 교육거래’에 관한 불평을 흡수하여 득표만 하려는 정치꾼들의 기막히는 틈새전략이다. 어머니의 자식 교육에 대한 경쟁의식을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강남교육청에서 사교육 문제 해결에 골몰하는 담당관들을 만났다. 전영한(교육지원국장), 성원효(평생교육과장), 임치원(평생교육 체육과 지도팀장), 황현심(평생교육행정팀장)씨의 사교육 정상화의 애로사항부터 알아보았다. 문제의 중심은 특기·적성(입시지도가 아닌 음악, 미술, 무용, 체육, 영재, 영어)의 소규모 학원이 아니라 고액과외 입시학원, 불법·탈법의 학원 운영이었다. 여기에는 부적격자가 운영하는 학원난립도 한 몫을 하고 있었다. 학과에 관한 특출한 수업능력을 갖추고 학원수강생들의 머리를 뚫어주는 실력자가 아닌 것이다. 울산에는 전문 강사의 책임 있는 지도가 없다는 불안감 때문에 서울로 전지훈련을 보내는 경우가 더러 있다.

울산에서는 밤 12시 이후까지 입시지도를 하는 학원은 없다. 학원에서 자율적으로 지키고 있다. 학부모들이 알고 있어야 할 사항으로 2009년 7월 7일자로 밤 12시 이후까지 학원교습이 이루어지면 ‘학파라치’가 신고하여 포상금을 받게 되어있다는 사실이다. 2월 초까지 약 600건이 접수 되었으나 잘못된 신고가 대부분이었고, 약 160건이 적발되어 포상금으로 약 5천600만원이 지급되었다. 4월에 들어와서는 자정을 넘겨 과외학습 지도는 거의 없어졌다. 학원운영자들은 4년 전에 수강료가 한 번 인상되었고 지금까지 동결되었다는 경영상의 문제를 호소하고 있으나 당국에서는 학원 억압이 아니라 학부모의 합리적인 판단을 요청하고 있다. 학원비의 많고 적음이 근본적 교육문제가 아니라, 어떤 교육내용으로, 어떤 교육방법으로 내 자녀를 가르치고 있느냐를 비교·검토하여 학원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학부모의 선택권은 기본권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학부모가 입시학원의 과대포장, 광고 선전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한다.

/ 박문태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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