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차이나반도의 최대 식량창고
인도차이나반도의 최대 식량창고
  • 이상문 기자
  • 승인 2010.04.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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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류지역 댐건설로

50년만에 최저수위 기록

메콩강이 50년만에 최저수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계절 풍부한 수량으로 인도차이나 반도를 비옥하게 적셨던 메콩강이 말라붙어 강바닥이 드러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기후 변화로 말미암은 가뭄이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고 중국 등 중상류 국가들의 개발을 통한 자연훼손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태국의 후아힌에서 제1회 메콩강위원회 정상회의가 열렸다. 참가국은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이다. 이들 국가의 정상은 메콩강의 수량저하에 대한 긴급한 진단과 대응책을 논의했다. 중국과 미얀마는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했다.

이 정상회의의 쟁점은 메콩강 상류인 중국 윈난(雲南)성에 건설했거나 건설 중인 수력발전용 댐이 메콩강의 수량과 어떤 연관성이 있느냐는 데 초점이 모아졌다. 태국의 민간단체인 ‘메콩강 살리기 연맹’은 지난달 17일 “1990년대 초부터 중국의 메콩강 개발로 생태변화가 가속됐고, 하류 주민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중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베트남 언론들도 “1986년 이래 중국이 건설한 8개의 수력발전용 댐으로 인해 하류의 가뭄이 극심해졌다”고 주장했다.

인도차이나 메콩강 수혜국가들의 이같은 반발에 대해 중국 측은 자연재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30일 이례적으로 “중국 측 유역인 란창(瀾滄)강에서 메콩강으로 흘러드는 수량은 메콩강 전체 수량의 13.5%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구체적인 수치를 들이대며 ‘중국책임론’을 반박했다.

중국의 서남부 지역은 지난해 11월 시작된 가뭄으로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 중국 내 식수 부족 인원만도 2천400만 명에 달한다. 생존을 위협하는 물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윈난(雲南)성에서는 저수지, 댐, 우물 건설에 270억 위안을 쏟아 붓고 있다.

중국과 인도차이나반도 국가의 물싸움에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곳은 바로 메콩델타를 안고 있는 베트남이다. 메콩델타는 메콩강의 하류 베트남 남부지역에 형성된 삼각주를 말한다. 메콩 델타는 베트남의 곡창지대로 불리며 베트남의 쌀 생산량의 50%이상을 차지한다.

메콩델타가 끼고 있는 베트남의 주요도시는 베트남 최대 도시인 호찌민시다. 그리고 메콩강이 형성한 울창한 밀림 속의 미토시, 메콩강의 최대 수혜도시인 껀터시 등이 있다.

호찌민은 베트남전이 끝나기 전까지 사이공이라 불렸지만 전쟁이 끝난 후 베트남 민족지도자의 이름을 따서 개명했다. 전쟁이 끝난 후 한동안 폐쇄적 국가경영을 시도했던 베트남 정부는 개방적 경제정책인 ‘도이모이’를 실시했다. 이후 경제성장 곡선은 가파르게 상승했고 지금은 인도차이나반도 국가 중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그 중심에 호찌민시가 있다. 모두 메콩델타의 풍족한 자원을 바탕으로 한 성과다. 호찌민은 현재 대도시로 변했다. 군데군데 전쟁의 상처가 남아있지만 그 흔적은 역사적 아픔의 교훈으로 치환하고 있다.

미토는 메콩델타가 가꾼 밀림의 한 가운데 있다. 베트남 쌀 생산량의 50% 이상을 메콩델타 전역이 감당한다면 미토에서만 45%를 생산한다. 아시아 최대의 곡창지대인 셈이다. 전쟁으로 도시 전체가 파괴돼 버린 아픈 역사를 가진 곳이기도 하지만 울창한 밀림을 이용한 월맹군의 항전 기지로 기억되기도 한다. 월맹군의 땅굴이 거미집처럼 연결돼 있고 지형을 이용한 게릴라전에 미국은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껀터는 농촌 지역의 그린 투어로 유명한 관광지이다. 이 투어에 참가하면, 특산품인 잭프루트, 망고, 귤, 두리안 등의 과일류를 즐길 수 있다. 120년 전부터 발전을 계속해 온 껀터는 지금 메콩델타의 경제, 문화, 과학 및 기술의 중심지가 됐다. 또 공업단지 2개소가 있고 물류를 위한 공항, 하항 등 기반시설이 안정돼 외국자본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메콩강의 혜택으로 승승장구하던 베트남의 앞날도 이제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중국의 대형 댐 건설로 베트남과 메콩강 유역 국민들의 생사여탈권을 중국이 쥐게 됐기 때문이다. 물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메콩강 유역 4개국과 미국, 일본 등 이해관계국가들의 향후 대응이 인도차이나 반도의 정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처음가는 그곳, 이렇게 가세요

호찌민까진 항공편 캄보디아로는 육로로

베트남 호찌민시까지는 우리나라 항공사, 베트남 항공사, 태국 항공사 등 많은 항공이 직항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호찌민과 베트남만 목적지로 한다면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호찌민에서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까지 육로가 열려 있고, 북부의 수도 하노이까지는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닿을 수 있다. 호찌민은 인도차이나반도의 다른 국가에 비해 물가가 비싸다.

미토와 껀터는 호찌민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여행상품으로 개발된 것이 많기 때문에 숙소와 함께 경영되는 여행사에서 상품을 사는 것이 접근하기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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