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강동진 울산에서 만들고 싶다”
“제2의 강동진 울산에서 만들고 싶다”
  • 김규신 기자
  • 승인 2010.03.1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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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사이클국가대표 박일창 감독 선임… 27~28일 울산 전지훈련 후 아시아선수권 출전
▲ 11일 오전 중구 북부순환도로에서 진행된 국가대표 사이클 선수단의 훈련모습 / 최영근 기자
감독의 호령에 선수들의 페달질이 더 분주해졌다. 선수들의 이마에는 어느새 구슬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바로 앞에서 달린다 싶던 자전거 행렬은 어느새 까만 점이 돼 언덕위로 사라진다.

11일 오전 중구 북부순환도로에서 진행된 사이클 국가대표 선수단의 훈련 모습이다.

사이클 국가대표 선수단이 다음 달 두바이 아시아선수권에 대비, 울산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리고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울산시청팀과 국가대표팀을 동시에 맡고 있는 박일창 감독(40)이 있다.

박 감독은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울산시청 사이클팀이 단거리 4종목 중 3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획득하도록 지도한 공을 인정받아 같은해 12월부터 국가대표 감독에 선임됐다.

박 감독은 지난 9일 남녀 사이클 국가대표선수 5명을 울산에 집결시키고 울산 사이클의 산실인 북구 천곡중과 농소고에 캠프를 마련, 동천체육관 주변, 울산-경주간 국도와 북부순환도로 훈련코스에서 맹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사이클 대표팀이 울산에 캠프를 차린 데는 박 감독의 의지가 컸다. 울산시청 감독을 맡으며 단거리 강자들을 육성, 팀의 명성을 대내외에 널리 알린 박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단거리 3관왕 강동진 등이 훈련한 코스를 체험토록 하고 싶었다.

박 감독은 “울산시청 감독을 맡고 있기 때문에 훈련 코스를 훤히 꿰뚫고 있어 울산을 훈련지로 택했다”며 “사실 훈련 여건은 크게 좋지 않지만 단거리 종목의 경우 근력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도로 사정이 나빠도 괜찮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시청 선수들은 벨로드롬 하나 없는 환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며 “대표선수들에게 울산선수들이 어떤 코스에서 어떻게 훈련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사이클 대표팀은 오는 27일 또는 28일까지 울산에서 훈련을 계속한 뒤 대전으로 이동, 1주일간의 벨로드롬 적응기를 거친 뒤 두바이로 출국해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하게 된다.

“배가 부르면 눕고 싶어집니다. 열악한 환경은 정신력으로 극복했지요”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단거리 4종목 중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를 따도록 지도한 박일창 감독의 지론이다.

울산시청 사이클팀을 이끌던 박일창 감독이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울산에 돌아왔다.

벨로드롬 하나 없는 울산에서 체전 3관왕 선수(강동진)를 키워냈다는 점을 인정받으면서 지난 2008년 이후 생애 두 번째로 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다.

이에 따라 박 감독은 오는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울산시청과 국가대표를 동시에 이끌고 있다.

박 감독에게는 올해 굵직한 대회들이 산재해 있다.

당장 다음 달부터 두바이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이 있고, 아시안게임도 큰 숙제다. 박 감독에게 남다른 지도 방침을 묻자 주저없이 ‘정신력’이라는 단어를 언급한다.

박 감독은 “동진이에게도 좋은 조건에서 운동을 시작했다면 이 정도까지 성장하기 힘들었을 거라고 자주 전한다”며 “어떤 조건, 상황에서도 정신력으로 나태해지지 말 것을 선수들에게 요구하는데 특히 울산은 벨로드롬 시설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이기 때문에 이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벨로드롬이 남자 선수뿐만 아니라 여자 선수들을 육성하는데도 큰 기여를 하게 된다며, 울산 내 시설 부재를 아쉬워했다.

남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겁이 적기 때문에 차가 휙휙 다니는 도로에서 훈련해도 큰 지장이 없지만 여자의 경우는 다르다며 벨로드롬이 지역 사이클 저변 확대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제자 강동진에 대한 큰 기대감도 드러냈다. “강동진 선수가 1월부터 스위스에 있는 국제사이클연맹(UCI) 훈련센터에 전지훈련을 떠났는데 이곳에서 세계적인 지도자들에게 지도를 받으면서 실력이 급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UCI훈련을 제대로 소화해 낸다면 앞으로 아시안게임은 물론 런던올림픽에서까지도 메달 획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끝으로 “울산시에서 많은 지원을 해 줘 나와 선수들이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며 “울산시민과 기관·단체들이 사이클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 준다면 울산시청팀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이클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을 맺었다.

/ 김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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