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부터는 달라져야 한다
이번 선거부터는 달라져야 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0.02.1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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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가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6월에 투표할 울산 시민들의 얼굴 표정을 살펴본다. 우선 투표하던 과거의 표정들을 회상해본 뒤에 어떤 표정으로 투표해야 할지 살펴본다. 아주 옛날 투표라는 것을 처음 할 때에는 빨래비누, 검정 고무신 한 켤레로 아예 선거인 명부에 찍을 도장을 넘겨주었다. 그냥 웃으며 그랬다. 투표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있을 때였다. 몇 년이 지나 다시 투표할 일이 생겼을 때는 민주주의를 조금 알기 시작해서 환갑이 지난 할머니 할아버지도 비밀투표가 무엇인지 알고 손자가 누구를 찍었느냐고 물어도 대답하지 않았다. 이럴 즈음 자유당과 민주당의 대결에서 신익희와 조병옥의 사망 통보는 허탈한 회오리바람만 일으켰다. 비밀투표는 맥을 못 추었다. 막무가내의 부정투표로 ‘투표에 이겼으나 개표에 졌다’는, 지금으로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저질러졌다. 자유당에 빌붙어 밥술이나 뜨고 사는 사람들은 빙그레 웃고, 나머지는 고개만 갸웃 둥했다. 4·19가 일어나고 다시 투표할 기회가 생겼을 때, 도시나 농촌이나 시키지도 않은 바람몰이가 휩쓸고 지나갔다. 모두들 기대에 찬 다짐이 얼굴에 나타났다. 그러고서 5·16이 터지고 반쯤은 두려움, 반쯤은 어리둥절한 체 투표를 하였다. 이때도 극히 일부, 떡고물이나 챙기려는 이름만의 보좌관들만 실눈을 뜨고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보통사람들은 관광버스 비스무리한 차를 타고 온천도 갔다 오고, 단풍철이면 설악산까지 갔다 오면서 차 속에서 선거운동이 자행되고, 투표하는 날 씁쓸한 웃음을 지우며 ‘깨끗한 한 표도 좋지만, 그래도 소금 먹은 놈이 물을 들이키는 법이여.’ 하면서 관광버스 타고 다닌 값을 해주었다. 여러 모임에 불려나가 잘 먹고 일어설 때, 수근 데는 소리로 ‘오늘 식사 값은 OOO가 후원하는 것이래’ 하며 눈을 찔끔 감아 보였다. 울산에도 한 때 선거철만 되면 술장사가 잘 되던 모 처가 있을 정도였다. 이때가 노무현 전 판사 출신의 국회의원 입후보가 먼 훗날 돈을 실컷 써보았다고 이실직고 하던 시절이다. 이렇게 하고서도 낙선되는 사람은 이상한 지역감정을 바탕에 둔 정당의 바람몰이에 희생된 것이다. 떨어진 사람이나 투표한 사람이나 씁쓸한 표정이었다. 그래도 자포자기는 없었다. 끈질기다는 국민정서가 그랬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누가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얼마나 많이 끌어 모으느냐가 당락의 관건이 될 만큼 마지못해 투표하고 있다. 지난 번 서울의 교육감 투표에서 투표자 대부분은 다른 후보를 떨어트려야 한다는 목적으로 마지못해 투표에 참여했다. 아슬아슬하게 당선되었으나 이제는 깨어있는 유권자에게 얄팍한 바람몰이를 할 수 없게 되어있다. 바람몰이 내용도 엄청 어려울뿐더러 잘 못하면 선거법에 걸린다. 등록된 선거운동원이 같은 동네에 살고 있거나 먼 친척의 친척, 사돈의 팔촌이 된다는 것까지 모든 연고를 동원하여 얼굴과 이름을 익히게 하여 한 표를 받거나 던져주는 얼굴 표정으로 변해버렸다. 자치단체장이건 교육감이건, 어느 정당의 추천을 받았건 받지 못했건 관심이 없다. 바로 오늘의 표정은 무관심이다. 거기에 더하여 바람몰이가 점점 가라앉으니까 선거전략 짜기가 어려워진다. 이럴수록 해괴한 방법들이 동원된다. 선거법에 위반되어도 재판이 몇 년 씩 걸리니까 무엇이건 해 먹을 만한 시간은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투표부터는 울산시민 모두가 투표에 적극 참여하여 입후보자의 능력판단 결과가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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