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 있는 사람들부터 소중히”
“안에 있는 사람들부터 소중히”
  • 김정주 기자
  • 승인 2010.01.2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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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내 ‘다문화 존중’ 도시문화 가꾸기

울산시 ‘내향적국제화사업’ 5천만원 지원
울산시 국제협력과가 올 한 해는 한층 더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거주외국인 1만5천명 시대를 맞아 이들의 정주여건 개선과 다문화공동체 시대에 걸맞은 시민의식의 국제화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이 사업에 ‘거주외국인을 위한 내향적 국제화’란 이름을 붙이고 월별 테마별 사업 지원에 6천900만원(연간, 7개 사업 5천만원 포함), 동구 다문화축제 경비 보조에 1천500만원(9월)을 배정했다. 다민족 다문화가 공존하는 도시환경을 가꾸어 국제문화도시의 기반을 닦는다는 목적의식이 깔려 있다.

시는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내외국인 간의 교류가 활성화되고 다문화 존중 도시문화가 조성돼 내향적 국제화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외국인근로자, 결혼이민자, 체류외국인의 사기가 높아지고 정착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향적 국제화에는 ‘국제 산업중심, 세계 속의 울산’이란 원대한 포부가 담겨 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지난해 국제도시화 실무추진협의회와 국제화 관련 워크숍을 여러 차례 열었다. 특히 그 도구로 ‘울산국제교류센터’를 건립키로 하고 2월 개관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문화 존중 도시문화 조성’이란 큰 틀 아래 ‘내향적 국제화’를 겨냥한 월별 테마별 사업 계획에 따르면, ▲2월에는 관내 중소기업에서 일자리를 마련한 외국인근로자를 대상으로 산업재해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내국인과 가까워질 수 있는 친화 프로그램 ‘외국인근로자 캠프’를 마련한다. 울산기독교봉사회에서 주관하고 500만원이 지원된다.

▲4월에는 거주외국인과 결혼이민자, 민간단체 회원이 한데 어울려 서로 교류하고 물품 거래도 하고 문화행사도 즐기는 첫 번째 ‘외국인 바자회’가 열린다. 울산국제볼런티어센터에서 주관하고 500만원이 지원된다.

▲5월에는 외국인근로자와 민간단체 회원 500명 정도가 자리를 같이해 체육행사와 문화행사로 어울리는 <외국인근로자 어울림 한마당>이 계획돼 있다. 국제PIP 울산챕터가 주관하고 1천만원이 지원된다.

▲6월에는 외국인근로자와 결혼이민자 150명 정도가 울산12경과 문화유적지를 둘러보는 ‘외국인 시티투어’가 준비돼 있다. 이 행사도 국제PIP 울산챕터가 주관하고 500만원이 지원된다.

여름 두 달(7~8월)은 건너뛰고 ▲9월에는 두 번째 ‘외국인 바자회’가 열린다. 첫 번째 바자화를 맡았던 울산국제볼런티어센터에서 주관하고 500만원이 지원된다.

▲10월에는 처용문화제에 때맞춰 거주외국인과 결혼이민자, 외국인근로자들이 자기 나라의 가면을 쓰고 거리행진에 나서는 ‘외국인 국제 가면 페스티벌’이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처용문화제 추진위원회에서 주관하고 가장 많은 1천500만원이 지원된다.

▲ 올해 마지막 행사로 12월에는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외국인근로자가 노래자랑을 하고 민간단체 회원이 한국문화를 선보이는 ‘외국인근로자 문화의 밤’이 마련된다. 국제청소년연합 울산지국이 주관하고 500만원이 지원된다.

※ 내향적 국제화란?

김판석 연세대 정경대학 행정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즉 “‘외향적 국제화’가 외국을 향해 혹은 외국에 나가서 활동하는 ‘세계 속의 한국’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내향적 국제화’는 ‘한국 속의 세계’에 초점을 둔 것으로 한국사회가 세계를 어떻게 품고 나갈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외향적 국제화에 집중한 나머지 내향적 국제화의 수준은 아직도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는 외향적 국제화에 편중된 점을 반성하고 내향적 국제화에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내향적 국제화의 핵심내용은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외국인들이 국내에 첫발을 내딛는 바로 그 순간부터 삶의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부딪히게 되는 각종 과정들을 전체적으로 상정하고, 그 과정 과정마다 발생할 수 있는 제반 문제들을 역지사지의 차원에서 쇄신하는 것을 말한다. 즉 국내에 도착해서 정착하고 생활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들은 물론 각종 애로사항을 지원할 수 있는 체제 등을 시혜적인 차원이 아니라 당연한 공족의무 차원에서 해결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한 네티즌은 이런 댓글을 달았다.

“이주노동자에 관한 문제점과 해결방안이란 프로젝트로 베네룩스 3국을 방문했던 때가 생각난다. 외국인노동자문제(인권유린, 노동착취 등등)로 한국이 끙끙대고 있는 것에 반해 유럽은 외향적 국제화와 내향적 국제화가 아주 자연스럽게 조화되어 있는 곳이었다. 밖에서만 잘하려고 하기 보단 안에 있는 사람들부터 소중히 하자.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 김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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