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 대거 흡수‘활성화’ 노력 결실
젊은 층 대거 흡수‘활성화’ 노력 결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2.2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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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중구 상권‘몰락’에서‘회생’으로
말 그대로 ‘몰락’ 그 자체였다. 성남동과 옥교동 상인들은 뜸해진 손님 발걸음에 하늘만 쳐다보기 일쑤였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전성기 시절 옛 추억을 떠올려 봐도 한숨은 잦아들지 않았다. 지난 1962년 울산이 특정공업지구로 선정됨과 동시에 40여년 동안 울산의 중심이었던 중구 구 시가지 상권은 19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급속하게 몰락해갔다. 썰렁해진 인파만큼이나 도심은 빠르게 황폐해졌다.
그로부터 10년. 철저한 침체의 늪에서 회생의 기운을 찾아 볼 수 없었던 중구 상권에 최근 새로운 생명력이 꿈틀거리고 있다. 주말이면 1020세대들이 성남동을 가득 메우기 시작한 것이다. 중구 상권의 회생력에는 울산시 중구청과 중구의회, 상인들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가 숨겨져 있었다. 이에 본지는 중구 상권이 침체된 시절부터 최근 회생에 이르기까지의 발자취를 짚어보는 계기를 마련해 상·하로 나눠 싣는다. 

40여 년간 울산 경제의 중심축이었던 성남동·옥교동 인근 상업지구(이하 구시가지 상권)는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변화의 흐름에 직면했다.
울산 교통 흐름의 진앙지였던 시외버스터미널이 지난 1991년 11월, 현재의 삼산동으로 인전하면서 터미널 인근 상권은 졸지에 폐허가 됐다. 이후 학산동에 있던 울산역도 92년 8월에 덩달아 삼산동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중구 상권은 유동인구의 급격한 감소를 감당해야 했다. 우정동 터미널과 학산동 울산역 사이에 위치, 울산 상권의 핵이었던 구시가지 상권은 이때부터 조금씩 침체의 늪에 빠지기 시작했다.
구시가지 상권은 이후 주리원 백화점과 옛 극장가들이 차례로 몰락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침체를 겪게 된다.  울산 최초의 현대식 백화점으로 울산 유통의 핵이었던 주리원 백화점은 지난 1884년 2월 21개 점포를 갖추고 개장해 전성기를 구가하다가 현대백화점에 인수·합병됐다.
이후 1997년 남구 현대백화점으로 자리를 옮긴 후 지역 최고의 백화점 명성을 빼앗기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롯데백화점이 2001년 7월, 현대백화점 인근에 울산점을 개점하면서 쇼핑의 메카로 남구 삼산동이 급부상했다.
유동인구가 빠져나가고 롯데백화점 산하 롯데시네마가 현대식 설비를 갖추고 문을 열자 구시가지 극장가도 관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천도, 태화극장으로 대변되던 구시가지 극장가는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지 못한 채 2003년을 기점으로 역사 속에 사라졌다. 태화극장은 2003년 4월, 천도극장은 같은해 5월에 경영 악화로 폐관하면서 구시가지 상권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중구 상권의 역사에서 1995년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이 해를 기점으로 중구 상권이 울산의 중심가, 쇼핑 1번가의 위치를 내줘야 했기 때문이다.
1996년 이후 남구 삼산동이 팽창하면서 유통산업 전반의 환경이 변화를 겪었고 구시가지 상권은 급격한 악화를 겪었다. 매출액은 감소했고 빈 점포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만 갔다. 협소한 도로와 낡은 시설 등 쇼핑환경은 최악이었고 편의시설 부족, 무질서한 노점상 등은 타 구의 상권과 경쟁력에서 늘 뒤졌다.
상인들의 고령화로 인한 전례 답습적 영업기법은 고객들의 마음을 잡지 못했고 자구적인 노력도 거의 전무하다 시피 한 수준이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은 팽배했지만 상권은 대책 없이 허물어져만 갔다.
중구청이 2003년부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 아케이드를 설치해 중구 상권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여도 구시가지 상권 상인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몰락한 상권에 지붕을 만든다고 별 효과가 있겠냐는 냉소적 반응이 상인들 스스로를 힘들게 했다.
상인들은 행정을 신임하지 못했고 상권을 떠날 궁리만 했다.
2003년 성남동 보세거리에 118m의 아케이드를 세운다고 중구청이 첫 삽을 떴지만 상인들은 오히려 쓸데없는 공사가 장사를 망친다고 반발하기까지 했다.  구시가지 상권의 날개 없는 추락은 그러나 2004년 6월, 보세거리 아케이드가 산뜻한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선보이자 속도가 늦춰지기 시작했다. 이어 같은해 11월에는 중앙상가에도 아케이드가 들어서고 12월에는 옛 태화극장 자리에 8개관을 갖춘 현대식 멀티플렉스 극장 ‘메가박스’가 문을 열면서 구시가지 상권에는 생명의 기운이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이어 다음해인 2005년 1월, 천도극장자리에 CGV가 8개관으로 문을 열고 9월에는 젊음의 거리에도 바닥을 화강석으로, 지붕은 아케이드로 새 단장했다. 중앙상가와 젊음의 거리 아케이드는 직선거리 724m로 국내 최장 기록을 세우며 명물이 됐다.
페점이 줄을 이어 2003년에는 1천367개에 불과하던 점포는 지난해 말 기준 1천953개로 늘었다. 하루 평균 1만여명에 불과하던 유동인구는 최근 사이 4만여명으로 늘어났다. 주말에는 극장가로, 보세거리로 몰려드는 1020세대 인파들로 구시가지 상권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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