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하는 서민대출 보증기관”
“열심히 일하는 서민대출 보증기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12.2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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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실적 전년대비 2배… 8천477명 1천466억 보증
울산신용보증재단 유태일 이사장

최근 울산 상공회의소가 실시한 내년도 ‘지역경제 안정’설문 조사 결과 시민 10명 중 9명이 ‘임금 인상보다 고용 안정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결국 안정적인 일자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것인데 자영업자의 경우는 대부분 재 창업이나 직업 전환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게 된다. 하지만 한번 사업에 실패한 사람들이 재기하는데 최대의 걸림돌이 되는 것은 역시 ‘사업자금 조달’이다. 신용카드·대출금 연체 등으로 신용 수준이 최저 단계에 닿아 있는 실직자들이 담보도 없이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신용은 최저 수준이지만 회생 가능한 소상공인을 지원키 위해 각 지역에 설립된 것이 신용보증재단이다. 올 한해 울산 신용보증재단의 보증 규모와 내년 소상공인 일자리 창출 가능성을 알아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

“아마 자료 제출 뒤 일주일 만에 자금을 지원받는 경우는 울산외에 별로 없었을 겁니다. 올해 초에는 자금 신청자들이 사무실 창구에서 장사진을 쳤으니까요. 우리 직원들 고생 많이 했습니다. 사업 현장 확인하랴 서류 확인하랴 밤 10시 이후에 퇴근하는 일이 비일비재 했습니다. 주말은 아예 없었습니다” 울산보증재단은 2009년도 실적이 그 전해에 비해 2배 늘어났다. 특히 11월 말 기준, 소상공인 8천 477명에게 1천455억여원을 보증해 줬다. 이는 전체 보증 금액의 89.5%에 해당된다.

이렇게 많은 신청인들과 상담하다보면 의외의 일이 벌어져 보증재단 직원들이 곤욕을 치른 경우도 적지 않았다. 유태일 울산 보증재단 이사장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 보증 신청자의 신용정도를 알려면 사소한 개인사까지 다 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것 까지 듣고 난 뒤 자원지금 안되면 신청인들이 불만을 터트리죠. 그 때가 제일 난처합니다”

- 올해 울산 신용보증재단을 이용한 기업이나 개인은 어느 정돕니까. 그들이 이용한 보증 자금은.

우리 쪽엔 주로 소상공인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중소기업들은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 쪽으로 가는 경향이 있고요. 소상공인 8천4백여명에게 약 1천450여억 원을 내 줬습니다. 약 90%가 서민 지원입니다.

- 요즘은 신용 사회죠. 신용보증재단마저 보증해 줄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까.

일단 신용보증재단이나 신용보증기금 또는 기술보증기금이 대출 보증을 해 줬는데 대출금을 갚지 못한 기업은 제외 됩니다. 다음은 신용관리정보 대상자, 즉 ‘신용불량자’의 경우 불가능합니다.

그 외에 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대출금을 빈번하게 연체하는 기업이고요. 휴업중인 기업이나 부실자료 제출기업, 사치향락 및 유흥업종도 제외됩니다.

- 이렇게 이런 저런 조건 모두 적용하면 제대로 보증 받을 기업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열심히 일하지만 어쩔수 없이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그런 안타까운 기업들을 위해 ‘미소 금융’이 새로 발족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문젭니다. 보통 소규모 상공인들의 life style(업종 유지기간)이 10년이거든요. 그 동안 새로 연구하고 기술력을 높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이득으로 부채갚기에 급급해집니다.

그런 업체들이 일정기간 지나면 대출금 상환을 못하거나 이자를 연체하는 수가 많습니다. 이런 제약없이 무제한 자금을 지원하면 좋겠지만 자금지원자들의 경각심 고조를 위해서라도 일정부분 제약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 그들을 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는 없습니까.

최근에 생긴 각종 특례보증 시행으로 조건이나 자격이 다시 한 단계 완화됐습니다. 예를 들면 ‘금융소외 자영업자 특례보증’이란 게 있는데 이것은 저 신용 소상공인을 위한 겁니다. 점포가 없이 재래시장에서 좌판(坐板) 영업만 해도 자금이 지원됩니다. 올해 초에는 300~500 만원까지 지원했으나 최근에는 지원 규모를 늘려 2천만 원까지 보증해 주고 있습니다.

- 시장에서 영업하고 있다는 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습니까

재래시장에 있는 상인번영회가 증명하기도 하고요. 아니면 좌판영업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확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 직원들이 올해 초 현장을 뛰어 다니느라 고생한 겁니다. 트럭으로 자영업을 하는 사람은 자동차 사진만 찍어와 제출해도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 내년 예산은 확보됐는지. 규모는 어느 정도이며 어떻게 운용하실 계획인지.

올해는 보증공급 실적이 지난해의 2배를 넘습니다. 정부의 신용보증 확대 방침 때문입니다. 작년에 824억 원을 보증했는데 올해는 연말까지 1천700억 원을 돌파할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서민경제 안정에 중점을 두되 보증 과잉공급 상태를 감안해 올해 보증 공급 규모를 유지할 생각입니다. 2010년 보증공급 계획은 6천개 업체를 대상으로 1천 500억 원을 지원할 생각입니다.

- 신용보증재단이 보증하면 100% 금융기관이 대출해 줍니까. 금융기관이 문턱을 높혀 까다롭게 굴진 않습니까.

그들이 거부할 이유가 없죠. 만일 대출금 회수가 안 되면 우리가 갚아 주게 돼 있으니까요. 신용보증재단이란 정부와 울산시가 공동으로 출연해 만든 특별 공공기관입니다. 보증 취급후 사고가 발생하면 금융기관에 대출 원금 및 이자까지 변제해 줍니다.

- 방금 말씀하셨듯이 신용보증재단이 안고 있는 최대의 문제라면 역시 부실 채권이겠죠. 대비책은.

담보력이 미약하고 신용이 다소 떨어지는 영세 소상공인들이 주 지원 대상이기 때문에 보증 사고의 위험은 항상 존재 합니다. 자금 지원이 시작된 지난해 부실 율이 1%였습니다. 올해는 좀 더 높아져 연 말까지 2%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그래도 울산은 전국 평균 4%보다 한참 낮은 편이죠. 하지만 사고율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보증 심사에서부터 금융권 출신 전문 인력을 투입한다든지 심사평가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 이 기관을 이용하는 기업,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최근 발생한 세계 금융위기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역시 서민층과 영세 소상공인들입니다. 이런 분들은 제도권 금융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어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현금 서비스, 카드 대출 심지어 고리의 사(私)금융까지 이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초창기에 비해 지금은 울산신용보증재단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아직 이 제도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 재단을 적극 활용해 사업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글= 정종식 기자

/ 사진= 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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