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한마음 축제 한글백일장 수상작
다문화 한마음 축제 한글백일장 수상작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12.2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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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금상 이위정 (중국)

남편은 고모의 소개로 내가 22살 되던 해에 청도에서 만났다. 일주일간의 만남과 교제를 통해 우리는 결혼을 약속했고 한 달 후에는 큰 아이가 생겼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10달이 지난 후 아이는 중국에서 태어났다. 남편은 한국에서 오지도 않았고, 아빠와 언니, 오빠의 도움으로 아이를 키워야 했다. 그땐 정말 힘들고 남편이 그리웠다.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로지 남편을 믿고 기다렸다. 그 즈음 남편은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회사가 어려워 오지도 않고 생활비로 조금씩 돈을 보내주었다. 아기가 4살이 될 때까지 남편은 두 번밖에 오지 않았고, 2004년에 입국 수속이 끝나 한국에 나왔는데 4살 된 아들과 부산 공항에 도착했을 땐 남편은 목발을 짚고 마중을 나왔다. 그 순간 전 눈물이 앞을 가렸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한국 생활이 시작되었고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둘째가 생겼고 남편은 병원 생활을 해야만 했다.

처음 한국 생활은 정말 지겹고 무미건조한 나날이었다. 음식도 입에 맞지 않고 친구도 이웃도 아무도 없었다. 시댁 식구들도 바쁘고 멀리 떨어져 있어서 내왕도 없었고 누구하나 얘기할 사람이 없어 오로지 남편만 바라보고 살아야 했는데 남편은 천성적으로 무뚝뚝한 사람이었다. 말이 너무 없어서 재미없고 그 때문에 싸우기도 많이 했다.

올 4월엔 너무 심하게 싸워 내가 집을 나가서 1주일 정도 있다가 바로 중국으로 갔다. 갈 때 중국으로 간다고 문자메시지를 남겼는데 남편이 저를 만나려고 부산 공항으로 오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가슴뼈와 발목 등 골절상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중국에 도착해서야 알게 되었다.

아이들도 걱정이 되고 남편이 걱정이 되어 바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이왕 갔으니 푹 쉬다 오라고 했다. 난 병원서 치료 잘 받고 아이들은 시댁 어머니께서 돌봐 주시니까 걱정 말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왕복교통비가 얼만데 한 번 오기가 얼마나 힘든데 걱정은 되었지만 아빠, 언니, 오빠와 친지들을 만나고 2주 후에 한국에 돌아왔다. 어떻게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내게 일어나는지…. 우리는 한바탕 치른 후의 모습이랄까, 황폐해진 가정과 마음을 추스리는 데 한동안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그래도 제 마음을 다독거려 주어서 오래 걸리지 않아 평온을 되찾을 수 있었는데 눈시울이 앞을 가렸다.

그 이후로 우리는 싸우는 일이 없어졌다. 남편도 그 일이 있은 후 많은 걸 느꼈는지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여느 집 가정처럼 우리집도 매일매일 전쟁을 치른다. 일어나지 않는 아이들을 깨우고 아침밥을 먹이고 학교로 보내고 유치원에 보내고 그렇게 하루하루 일상을 시작한다.

내년이면 큰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된다. 둘째는 7살이 되고 커 가는 아이들을 보며 나에게도 희망이 싹튼다. 며칠 전엔 내집 마련 보금자리 저축도 시작을 했다. 2년 후에는 우리집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서 남편도 열심히 일하고 나도 우리 가정이 화목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우리 아들과 우리 가족 유머

은상 오유나 (몽골)

우리 아들 김봉규는 오늘 5살 되었습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앞으로 우리 아들, 엄마 아빠 말 잘 듣고 공부 잘 하길 바란다.

-엄마 사랑

엄마: 봉규야! 엄마가 우리 봉규를 많이 사랑해!

봉규: 왜요 엄마?

엄마: 왜냐하면 우리 봉규가 엄마 배속에서 나왔어요.

봉규: 아! 그럼 나는 엄마 배속에서

민경이는 아빠 배속에서 나왔네.

-봉규 아빠가 역사 드라마 보고 난 후에

아빠: 봉규야! 네 외할아버지는 ‘친기스칸’이고

친할아버지는 ‘단군’할아버지다.

너는 어디 할아버지를 좋아해요?

봉규: 나는 산타할아버지 좋아해요.

아빠: 아니, 너 단군 할아버지를 좋아해야 된다.

봉규: 아니야! 나 산타할아버지 많이 좋아해요.

-봉규가 마트에서

봉규: 아참! 엄마, 나한테 딸기우유 말고

‘딸기두유’ 사주세요! 나 딸기두유 먹고싶다.

엄마: 여기 마트에 딸기두유 없어요.

봉규: 그럼 다른 마트에서 사주세요! 꼭.

-봉규가 저녁에 자기전에

봉규: 엄마, 나 오늘부터 엄마를 사랑할게요.

어제하고 그 전에는 안사랑해서 미안해요!

엄마: 아이고 고마워라, 뽀뽀.

-아침에 봉규 아빠가 출근할 때

엄마: 여보 오늘만 고생하자!

아빠: 그럼 내일은 어떡해?

엄마: 모르겠어요! 내일은 내일 얘기해줄 거예요.

-우리 딸 민경(2살)

엄마: 여보! 민경이 기저귀 확인해 주세요.

아빠: 네… 아이쿠 응가 해서!

우리 공조님 응가해 주셔서 고마워!

엄마: ㅋㅋㅋ… 고마워한 사람이 씻겨 주세요!

앞으로 우리 가족 또 행복하게 재미있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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