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다양해도 마음은 하나
문화는 다양해도 마음은 하나
  • 김정주 기자
  • 승인 2009.12.2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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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 울리고 웃긴 ‘한글백일장’ 수상자들
심사위원단 “장원 황국화씨 등단해도 손색없어”

지난 19일 울산대공원 정문 옆 가족문화센터에서는 올 들어 가장 의미 있는 행사 하나가 열렸다. 제일일보가 울산광역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손잡고 마련한 ‘2009 다문화 한마음 축제’가 그것. 행사 이름이 의미하듯 ‘문화는 다양해도 마음은 하나’인 어울림 한마당 잔치였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한글백일장’. 1년을 하루같이 한국어교실에 매달린 130명의 결혼이주여성들 가운데 한글로 글짓기를 하고 싶은 50명이 백일장에 참가했다. 향수병에도 신종인플루엔자에도 아랑곳없이 개근했던 24명은 당당히 학사모를 쓰고 백일장에 참여했다.

가족문화센터 이미화 팀장은 “고국 친정 나들이나 신종플루 탓으로 수업에 빠진 이주여성들은 안타깝지만 내년 1년을 더 견뎌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여성들의 작품은 심사위원 5명의 손길을 거쳤고, 모두 20명이 입상의 영예를 안았다. 장원 1명, 금상 1명, 은상 3명, 동상 5명, 장려상 10명.

심사는 권비영 위원장(수필가, 울산소설협회 총무)과 정민자(울산대 교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이영필(시인, 남울산우체국 금융실장), 최영주(수필가), 김정주(제일일보 편집위원) 위원이 맡아서 했다.

울산문인협회 회원이기도 한 권비영 위원장은 심사평에서 “‘아버지는 고향에 계십니다’란 글로 장원에 뽑힌 황국화씨는 이국으로 떠나와 보니 중국에 계신 아버지의 존재를 새삼 깨닫게 된다는 내용도 무척 감동적이지만 한국인 못지않은 감수성과 글 솜씨는 당장 시인으로 등단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우리 가족’으로 금상을 받은 이위정(중국 출신)씨는 남편의 교통사고와 같은 고통을 극복해 내는 과정을 진솔하게 그렸고, ‘꿈’으로 은상을 받은 사효영(중국)씨는 주제를 끌어내는 힘이 돋보였으며, ‘우리 아들과 우리 가족 유머’란 글로 같은 은상을 받은 ‘봉규 엄마’ 오유나(몽골)씨는 표현 양식이 독특하고 밝은 시선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자신의 작품을 또렷한 한국말로 손수 낭독한 장원의 황국화(30)씨는 읽는 도중에도 몇 번씩이나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해 심사위원들과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하기도…. 시상식에 아들 봉규를 같이 데리고 나온 몽골 여인 오유나씨의 ‘봉규 이야기’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배꼽을 잡고 웃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수상자들에게는 상장과 함께 문화상품권이 돌아갔다. 상을 받은 결혼이주여성들은 다음과 같다.

■ 장원(1명)= 황국화(중국)

■ 금상(1명)= 이위정(중국)

■ 은상(3명)= 오유나(몽골)

사효영(중국), 리춘지(중국)

■ 동상(5명)= 이 위(중국)

팜티국(베트남), 순링링(중국)

당티마이(베트남), 김경화(중국)

■ 장려상(10명)= 이나영(베트남)

왕묘우, 팜티프엉(베트남)

한정숙(중국), 어윤졸(몽골)

박수정(몽골), 왕단(중국)

느구옌탄난(베트남)

/ 김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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