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값 100달러의 의미
기름 값 100달러의 의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2.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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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이명박 정부가 경제성장 수치를 조정해야 할 것 같다. 모든 원료, 사람까지도 외국에서 사다가 부가가치에 얹혀 무역으로 살아가는 우리 생산체계에 비용이 가중될 것이다. 즉, 남는 것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국제유가가 1배럴에 100달러를 넘었다. 이 말을 되새김질하여 피부에 닿게 느껴보려면 우선 국제유가의 뜻을 풀어야 한다.

태안반도에서 유출된 원유(原油), 아직 휘발유, 석유, 경유 등으로 정제하지 않은, 땅이나 바다 밑에서 뽑아낸 시커먼 상태 그대로를 원유라고 하고 서양 사람들 측량대로 기준을 삼아 이 원유의 값을 국제 시장가격의 원리로 풀어 국제유가라고 한다. 1배럴은 42갤런(158.9리터)이다. 1갤런은 옛날 군인용 지프 차 뒤에 비상용으로 싣고 다니던 직육면체(대략 15cm x 30cm x 50cm)의 휘발유통 크기를 기억하면 얼마나 큰 것인지 알 수 있다. 갤런과 같이 따라다니는 드럼통이 있다. 우리나라 선술집에서 드럼통을 세워놓고 그 위에 연탄불을 피우거나 숯불을 피워놓고 빈대떡, 돼지고기 등을 구워 먹었다. 이 드럼통은 1배럴보다 조금 큰 것으로 200리터 용량이다.

100달러의 화폐가치는 시기에 따라 다르니까 쉽게 풀이가 안 된다. 미국식으로 1달러의 가치는 약 20년 전에 맥도날드의 빅 맥 세트(치즈와 상치가 듬뿍 들어간 3층짜리 햄버거, 감자튀김 한 봉지, 코카콜라 한 컵) 한 개였다. 지금은 이런 것 하나에 3달러 50센트가 넘는다. 그때의 원유 값보다 조금 비싼 휘발유 값(미국에서는 가스 값이라고 함)은 1배럴에 20달러가 조금 넘었으니 약 5배가 오른 셈이다. 불규칙 비례의 가격 상승폭이다.

사실 미국에 처음 가면 달러를 우리나라 화폐가치로 환산하는 버릇이 생긴다. 계란 한 줄에 2달러이면, 한국 돈으로 약 2천원, 한국에서 이만한 계란을 2천원에 살 수 있을까? 값이 싸다 비싸다 하면서 딴에는 철저하게 절약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다 얼마 안 있어 미국 생활에 적응되면서 그냥 1달러는 1달러로 사용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오래 살다 귀국하면 이제는 반대로 우리 돈을 달러로 계산하다가 금방 한국생활에 적응한다. 외상이 통하고 모국이어서 그러는 것 같다. 개인 차원에서 느껴지는 국제유가 100달러를 보았으니 대한민국 국가적 차원에서 느껴지는 것은 어떠할까?

당장 이명박 정부가 경제성장 수치를 조정해야 할 것 같다. 모든 원료, 사람까지도 외국에서 사다가 부가가치에 얹혀 무역으로 살아가는 우리 생산체계에 비용이 가중될 것이다. 즉, 남는 것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경기가 좋아야 우리도 수출을 더하여 한 몫을 볼 텐데 걱정이 된다. 비싼 것(자동차)은 사지 않고 값싼 것(핸드백)만 찾을 것이다. 중국만 살 판 났다. 그나마 중국에 수출하여 혈기(血氣)를 돋우는데 중국이 긴축경제를 강화한다니 이것도 좁혀져 가고 있다. 중국, 그들만의 숨통은 올림픽에서 찾으려고 할 것이다.

바로 여기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자신감이 있어야 살판이 생긴다. 대형 유통업체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 퀵 서비스이듯이 미국과 중국의 틈을 파고 들어가야 한다. 정부가 이렇게 정책을 세워도 당장은 나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무서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래야 기름 값이 조금은 내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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