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반도에서 유출된 원유(原油), 아직 휘발유, 석유, 경유 등으로 정제하지 않은, 땅이나 바다 밑에서 뽑아낸 시커먼 상태 그대로를 원유라고 하고 서양 사람들 측량대로 기준을 삼아 이 원유의 값을 국제 시장가격의 원리로 풀어 국제유가라고 한다. 1배럴은 42갤런(158.9리터)이다. 1갤런은 옛날 군인용 지프 차 뒤에 비상용으로 싣고 다니던 직육면체(대략 15cm x 30cm x 50cm)의 휘발유통 크기를 기억하면 얼마나 큰 것인지 알 수 있다. 갤런과 같이 따라다니는 드럼통이 있다. 우리나라 선술집에서 드럼통을 세워놓고 그 위에 연탄불을 피우거나 숯불을 피워놓고 빈대떡, 돼지고기 등을 구워 먹었다. 이 드럼통은 1배럴보다 조금 큰 것으로 200리터 용량이다.
100달러의 화폐가치는 시기에 따라 다르니까 쉽게 풀이가 안 된다. 미국식으로 1달러의 가치는 약 20년 전에 맥도날드의 빅 맥 세트(치즈와 상치가 듬뿍 들어간 3층짜리 햄버거, 감자튀김 한 봉지, 코카콜라 한 컵) 한 개였다. 지금은 이런 것 하나에 3달러 50센트가 넘는다. 그때의 원유 값보다 조금 비싼 휘발유 값(미국에서는 가스 값이라고 함)은 1배럴에 20달러가 조금 넘었으니 약 5배가 오른 셈이다. 불규칙 비례의 가격 상승폭이다.
사실 미국에 처음 가면 달러를 우리나라 화폐가치로 환산하는 버릇이 생긴다. 계란 한 줄에 2달러이면, 한국 돈으로 약 2천원, 한국에서 이만한 계란을 2천원에 살 수 있을까? 값이 싸다 비싸다 하면서 딴에는 철저하게 절약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다 얼마 안 있어 미국 생활에 적응되면서 그냥 1달러는 1달러로 사용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오래 살다 귀국하면 이제는 반대로 우리 돈을 달러로 계산하다가 금방 한국생활에 적응한다. 외상이 통하고 모국이어서 그러는 것 같다. 개인 차원에서 느껴지는 국제유가 100달러를 보았으니 대한민국 국가적 차원에서 느껴지는 것은 어떠할까?
당장 이명박 정부가 경제성장 수치를 조정해야 할 것 같다. 모든 원료, 사람까지도 외국에서 사다가 부가가치에 얹혀 무역으로 살아가는 우리 생산체계에 비용이 가중될 것이다. 즉, 남는 것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경기가 좋아야 우리도 수출을 더하여 한 몫을 볼 텐데 걱정이 된다. 비싼 것(자동차)은 사지 않고 값싼 것(핸드백)만 찾을 것이다. 중국만 살 판 났다. 그나마 중국에 수출하여 혈기(血氣)를 돋우는데 중국이 긴축경제를 강화한다니 이것도 좁혀져 가고 있다. 중국, 그들만의 숨통은 올림픽에서 찾으려고 할 것이다.
바로 여기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자신감이 있어야 살판이 생긴다. 대형 유통업체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 퀵 서비스이듯이 미국과 중국의 틈을 파고 들어가야 한다. 정부가 이렇게 정책을 세워도 당장은 나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무서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래야 기름 값이 조금은 내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