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신 몸’ 제철 만난 물메기 맑은 탕 한 그릇에 숙취 말끔
‘귀하신 몸’ 제철 만난 물메기 맑은 탕 한 그릇에 숙취 말끔
  • 정인준 기자
  • 승인 2009.11.26 2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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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해물나라 복집
▲ 해물나라 복집 임병용 사장이 살아있는 물메기를 손질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마늘향이 우아하게 퍼지면서 시원하고 부드러운 맛이 입안을 즐겁게 만들었다. 뒷맛은 달콤했다. 물메기의 살은 부드럽게 입안에서 녹았다.

동구 현대백화점 부근에 위치한 해물나라 복집의 계절메뉴 물메기(머텅구리) 맑은 탕의 맛이다.

현대중공업 애주가들이 숙취해소를 위해 즐겨찾는 이 집은 복요리가 전문. 하지만 9월부터 1월까지 겨울메뉴로 물메기 맑은탕을 내놓고 있다.

물메기는 바다 생선 중에 가장 비리지 않고 시원한 맛을 내어 숙취해소에 그만이다. 맛뿐 아니라 칼슘, 철분을 비롯한 무기질 함량이 높고 비타민B군이 풍부해 술의 해독을 돕는데 좋다. 또 지방이 적어 저칼로리이지만 단백질 함량은 매우 높아 요즘같은 환절기에는 가족들의 영양보충을 위해 적극 추천되는 식품이다.

14년째 복요리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임병용(50) 사장은 “겨울 한 철 메뉴기 때문에 안 먹고 지나가면 서운하다”면서 “옛날 어머니가 해주시던 손 맛이 생각난다며 가족끼리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고 말한다.

울산에서 5~6년전만해도 물메기는 버려지는 고기였다고 한다. 많이 잡혔기 때문에 값이 싸 팔 수가 없었기 때문. 하지만 지금은 잘 잡히지가 않아 귀하신 몸이 됐다.

물메기는 지금 때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9월이면 강원도 북쪽에서부터 남하해 1월까지 남해로 이동하는 데 북쪽에서 내려오면서 크기도 적당하고 영양도 풍부해 지기 때문이라는 것. 남해안쪽으로 빠지면 고기가 질겨지고 고유의 맛을 잃게 된다고.

임병용 사장에게 물메기탕이 맛있다고 하자 “재료를 특별하게 구입한다”고 말했다.

낚시로 낚은 고기만 구해 손님상에 올린다는 것. 살이있는 것들로만 조리를 하는 데 본래의 담백한 맛을 위해 육수를 내지 않고 맑은 물로 끓여 낸다고 한다. 한마리로 3인분 정도를 만든다.

물메기를 제대로 먹었다는 소리를 하려면 코스요리를 먹어봐야 한다. 코스요리에는 물메기 회무침이 나오는데 아주 별미다. 물메기의 부드럽고 연한 살을 듬성듬성 잘라 내고 아삭한 오이, 미나리, 양파와 무쳐 낸다. 부드러운 살의 쫄깃함에 싶히는 야채의 조화가 잘 이뤄진다.

▲ 물메기맑은탕. 이 탕에는 복지리가 서비스로 따라 나온다.

여기에 냉동 물메기로 조림이 나온다. 산 것이 아니어서 육질이 약간 부서질듯 결이 있지만 다른 조림과 달리 씹는 맛이 독특하다.

“요리는 정직한 직업입니다. 손님들이 평가를 하죠. 그래서 항상 긴장해야 되고 또 공부도 열심히 해야 됩니다”

자신이 만든 물메기맑은탕 앞에서 자신있게 손님을 대하는 임사장의 모습에서 한 끼의 식사가 더 풍요로워 졌다. / 정인준 기자

■위치 : 남목에서 진입해 현대백화점 못가는 첫 골목에서 우회전 하면 30m 왼쪽에 있다. 요즘 물메기가 제철이긴 하지만 낚시로 잡는데다가 고기가 귀해 예약은 필수다.(전화 234-1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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