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된 울산항‘포트세일즈 플랜’세운다
특화된 울산항‘포트세일즈 플랜’세운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11.1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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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지분참여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 고객 서비스 향상 위한 총제적 대응 컨테이너부두 정기·원양 항로 홍보
울산 항만공사 이채익 사장이 지난 2일부터 7일 까지 네델란드 로테르담 에서 개최된 ‘2009 유로 포트 대회’에 다녀왔다. ‘2009 유로 포트대회’는 독일 SMM대회와 더불어 유럽의 선박·해운 관련 양대 전문 박람회로 세계 굴지의 해운·항만기업들이 조선 기자재, 항만운영시스템, 함법장지 등을 선 보인다. 이번 출장 기간 중 이채익 사장은 네델란드 로테르담 및 벨기에 앤트워프 항만을 방문해 세계적 탱크 터미널 회사인 오드펠과 보팍 경영진들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울산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과 관련해 이 사장은 그 기업들의 울산항 투자유치 가능성을 논의했다. 또 그 쪽 선진 항만 운영체제를 둘러본 뒤 국내 항만의 개선, 보완점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았다. 국내 항만공사 대표 중 울산 항만공사 사장만 이번 대회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집자 주

이번에 네델란드와 벨기에를 다녀 오셨죠. 단순히 ‘2009 유로 포트 대회’ 에 참석키 위한 것 만은 아닐 텐데.

11월 2일 출국해 7일 귀국했습니다. 행사 참석도 출장 목적 중 하나지만 세계적 액체 물류항들을 둘러보는 것이 주 이유였습니다.

네델란드 로테르담과 벨기에 앤트워프 항만을 방문해 액체화물처리 현황과 관리 시스템을 직접 살펴봤습니다.

또 울산에 동북아 오일허브를 구축했을 때에 대비해 주요 외국투자 기업인 오드펠 탱크 터미널과 보팍 터미널을 방문해 그 곳 경영인들과 울산항 투자유치 상담도 했고 우리 항만공사와 공동 사업을 펼칠 것에 대한 논의도 했습니다.

투자 유치에 대한 그 쪽 반응은 어땠습니까. 논의된 공동 사업은 무엇인지.

그 쪽 반응보다 이 쪽이 먼저 투자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들이야 항상 투자 의향을 갖고 있죠. 하지만 그들은 철저하게 기업이윤을 추구하는 사람들 아닙니까. 한마디로 말해 이익이 되는 곳이면 어디든지 투자하는 사람들이죠.

예를 들어 로얄 보팍 사(社)는 세계32개 국에 80개 터미널을 소유하고 있는 다국적 물류기업입니다. 그 쪽 경영진들을 만나 울산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에 따른 투자 의향을 묻자 “문제는 당신네들이 우리가 투자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대답합디다. 이번 방문에서 해외 물류기업을 국내로 유치하는데 투자여건 조성이 새삼 중요함을 느꼈습니다. 오드펠, 보팍 사(社) 경영진들과 만나 우리와 공동사업을 펼치는데 일단의 논의가 있었고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습니다.

논의된 내용을 일부 공개할 수 없는지.

일단 양측이 공동사업 추진에 대해 동의했다는 사실만 밝힐 수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 사업 내용을 공표하기엔 이릅니다. 사업이 구체화되면 발표하겠습니다.

이번 출장 중 얻은 가장 큰 성과를 설명 하신다면.

그 쪽 항만의 중역 및 담당자를 만나 운영체계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로테르담, 앤트워프 항만은 세계 최고의 선진 액체 물류항 입니다. 보안시설 하나만 해도 최첨단 방식을 가동하고 있어요. 항만에 들어 갈 때 경영진이라고 ‘무사 통과’하는 법은 절대 없습니다. 반드시 신분증 제시하고 통과 허락이 떨어져야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저도 이번 방문에 앞 서 미리 예약했습니다. 예약이 돼 있지 않으면 항만 안을 들여다 볼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이런 세계적 항만을 따라잡기 위해선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운영시스템, 직원들의 전문성, 총체적 계획 수립 등 배워야 할 것이 한, 둘이 아닙니다. 이번에 느낀 점들에 대해 하나씩 구체적 대안을 마련해 실행에 옮길 예정입니다.

이채익 사장은 이번 ‘2009 유로 포트 대회’에 다녀 온 후 국내 항만의 문제점들을 새삼 느낀듯 하다. 특히 항만 운영체계와 전문성 그리고 독립적 항만 운영이 낙후돼 있다는 사실을 절감한 것 같다. 그래서 네델란드에 있는 물류분야 권위 대학인 에라스무스 대학에 직원들을 1년 씩 연수시키로 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말해 이번 출장에서 이채익 사장은 국내 항만들의 낙후성을 확인하는 계기를 갖게 됐다. 외국 액체물류 관련 대기업들의 선진성, 전문성을 인터뷰 도중 몇 번 씩이나 언급했다.

선진 액체 물류항을 다녀왔으니 울산 항만과의 차이점이 한 눈에 들어 왔을 텐데요.

그 사람들은 해양을 통해 세계와 교류한지 4백년이나 됐습니다. 17세기부터 해양 강국이었습니다. 요즘 흔히 통용되는 ‘양키(yankee)’란 말도 이 쪽 네델란드에서 처음 생긴 어휩니다. ‘더치 패이(Dutch pay)’ 아시죠? ’더치‘가 네델란드, 즉 옛 홀랜드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 쪽 사람들은 이미 4백년 전 부터 해양물류를 통한 이익 추구에 이력이 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수백년간 쌓은 노하우는 정말 대단한 겁니다. 반면에 우리는 개항( 開港)한지 겨우 1백년 남짓 합니다. 그것도 현대적 의미로 따지면 겨우 60여 년에 불과합니다. 울산항만 해도 울산이 공업지구로 지정된 지난 60년대 초에 와서 처음으로 국제항 기능을 했지 않습니까. 그 쪽과 비교하면 한 참 뒤 쳐져 있습니다. 이런 여건을 개선하지 않으면 해외 투자가들이 울산에 올 리 없습니다.

선진항과의 비교, 개선도 중요하겠지만 해외 기업들에 대한 투자 유치 방안도 있어야 할 텐데.

울산항 여건에 맞는 ‘포트 세일즈(항만 물류유치)’ 계획을 세워야 겠죠. 울산항은 우선 액체 물류 중심항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현재 추진 중인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고요.

또 이 구축 사업에 반드시 국가가 참여해야 합니다. 국가가 지분을 가지고 있어야 외국 투자기업들이 안심하고 참여합니다. 컨테이너 물류도 관심을 가져야합니다.

지금까지는 컨테이너 부두가 없어서 부산 쪽으로 물량을 많이 뺐겼어요. 이제 컨테이너 부두가 확보됐으니 정기, 원양 항로를 개척하고 홍보할 차례입니다.

현재 울산항 컨테이너 부두에 가장 많은 물동량을 사용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입니다. 다음이 동남아·일본 순(順)입니다. 이들과 연결되는 국내 선사는 고려·흥아·천경해운 등이 있습니다. 지난 번에 지중해 원양항로 하나를 개설 했습니다. 아직 컨테이너 물량의 경우 중동, 유럽, 미주 지역의 원양항로가 거의 개설되지 못한 상탭니다. 물동량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해외 판로개척에 나설 겁니다.

항로개설이나 물동량 확보, 해외투자 유치 못지않게 대(對) 고객 서비스가 뒤 따라야 할 텐데.

총체적 대응이 있어야 합니다. 앞에서 말한 운영시스템 개선, 직원의 전문성, 장기적 안목의 중장기 계획 등 모든 것이 어우러져야 제대로 된 고객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직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에라스무스 대학 1년 연수 계획은 반드시 추진하겠습니다. 부두 운영제도 개선을 통해 장기적인 항만 효율성도 확보할 생각입니다.

이채익 울산항만공사 사장은 인터뷰 말미에 공사의 독립적인 항만 운영 필요성도 잠시 언급했다. 유럽 항만처럼 항만공사가 항만개발, 운영, 보안 등 모든 분야 에 있어 독립적이고 총괄적인 업무수행을 하는 것이 항만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중요하다는 말을 남겼다.

/ 글= 정종식 기자

/ 사진=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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