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학력평가 꼴찌 탈출… 도·농 격차 반드시 해소”
“울주군 학력평가 꼴찌 탈출… 도·농 격차 반드시 해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11.1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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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학교 운동회… 맞벌이 부부 호응 대성황 장학지도 컨설팅·교육분쟁조정 모니터 도입 학부모 동의얻어 강남특수교육지원센터 건립
최성식 강남교육장은 지난해 초 부임하면서부터 울주군 지역의 학력이 ‘만년 꼴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학생들의 통학 편의를 위해 군 지역 소규모 학교에 100% 차량을 지원하면서 학생들이 그 차량 운행시간에 맞춰 하교 할 때까지 방과 후 수업에 참여케 한 것이 학력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 강남 교육청은 관할 남구와 울주군의 도농(都農) 학력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도 연구 용역비 3천만원을 확보, 구(區)와 군(郡) 간의 학력격차 원인 규명에 나섰다. 용역 결과에 따라 이미 정책적 개발과 대안 마련에 착수했다. 오는 12월 초 개소식을 가질 강남특수교육지원센터는 장애아들을 위한 복지, 교육, 재활기관이다. 교과부로부터 국비 6억원을 지원받아 설치한 이 특수시설은 지역 교육청 단위로는 전국 최대 규모다. 편집자주

‘최 딩크’는 바쁘다. 잠시도 그냥 있질 못한다. 뭔가 생각하고 움직여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를 ‘아이디어 최’라 부르기도 하고 ‘컨설팅 최’라는 사람들도 있다. 2004년 전국 최초로 시작한 ‘야간학교 운동회’도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야간학교 운동회란 상당히 생소한 이름인데 어떤 겁니까.

요즘 학부모들은 생업에 종사하느라 모두 바쁘지 않습니까. 그래서 평일에 운동회를 실시하면 참석 못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주말에는 가정마다 나름대로 계획이 있어 더욱 어렵고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퇴근 시간 이후인 6시에 운동회를 개최하는 안(案)이었습니다.

새로운 제도인 만큼 신기한데다 시간도 제대로 맞아 떨어져 대 성황을 이뤘습니다. 특히 맞벌이 학부모님들이 크게 반겼습니다.

최성식 교육장이 ‘전국 최초’를 기록한 또 다른 아이디어 중 하나가 장학지도 컨설팅제다. 지난 99년 그가 처음 고안해낸 장학지도 방식이다. 교육분쟁조정 모니터제 운영도 그가 생각해냈다.

장학지도에 컨설팅을 도입하다니 무슨 이야깁니까. 또 교육분쟁조정 모니터제는?

학습지도안을 짤 때 학습지도 교사 외에 다른 전문교사도 참여해 공동보조토록 한 제돕니다. 예를 들면 A란 미술교사가 그림은 잘 지도할 수 있는데 조각이나 공예는 전문이 아닐 수 있잖습니까.

그럴 경우 조각, 공예 전문가를 학습지도안 작성에 공동참여케 한 방법입니다. 교육분쟁조정 모니터제도는 사실상 교육기관의 객관성을 확보키 위한 방법입니다.

학교나 교육청의 판단에 의해서가 아니라 제3자의 입장에서 사안을 공정하게 판단케 하는 방법입니다.

만약 학교에서 어떤 학생이 화상을 입었다고 칩시다. 책임소재를 두고 가정과 교사, 학교가 생각하는 바가 다를 수 있잖습니까. 이럴 때 학부모와 학교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중재인들이 나서서 일을 처리하면 객관성도 확보되고 공정하게 마무리 할 수 있죠.

이런 간편행정과 내실수업을 위한 반짝 아이디어 못지않게 강남교육청이 현안으로 삼고 있는 것이 바로 남구와 울주군의 학력격차 해소다. 농산어촌 지역 학생들의 학력향상을 위해 제일 먼저 도입한 것이 ‘소규모 학교 통학차량 지원’이다.

몇 학교에 통학차량을 지원했습니까. 효과가 있습니까.

두동, 봉월, 궁근정, 길촌 등 전교생이 수십 명에 불과한 소규모 학교에 모두 지원했습니다.시 교육청에서 학교당 예산 4천만원을 지원 받아 모든 차량을 구입했습니다. 차량운영을 모두 교육청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당연히 모두 무료로 탑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학교 차량 제공이 울주군 지역 학생들의 학력향상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어떻게 도움이 됐다는 이야깁니까.

통학거리가 먼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등하교를 시켜주니 학교생활이 길어지게 되지요. 정규수업은 마친 뒤 그 길어진 시간만큼 방과후 수업을 실시했습니다.

학부모들의 호응이 대단 합니다. 집에 돌아오면 곧장 컴퓨터 게임이나 하고 놀던 애들을 학교에서 자습시켜 보내니 학부모들이 반길 수 밖 에 없죠.

울산지역 5개 구·군 중 에서 ‘만년 꼴찌’였던 울주군 지역의 학력이 지난 해 후반기부터 최하위를 면했다. 올해 학력 평가에서도 최하위를 벗어났다며 무척 자랑스러워했다. 최 교육장은 특히 울주군 지역 학력향상에 관심이 많다

통학버스 지원한 것만으론 학력 향상이 쉽지 않을 텐데요

정신적인 자신감을 심어주고 많은 배려를 해야죠. 각종 대회에서 시내 아이들이 모조리 상(賞)을 타 가지 못 하도록 할당제를 만들기도 했고 교육청에서 시행하는 각종 축제나 행사도 군(郡)지역에서 행하도록 조치했습니다.

농산어촌에 있는 학생들이 도심지역 학교에서 벌이는 축제에 참석하려고 시내로 나오겠습니까. 그런 사소한 것에서부터 그 쪽 학생들을 배려해야 합니다.

울주군 지역 학력향상 과정에 이어 이번 12월 초에 개소할 강남특수교육지원센터 이야기로 넘어왔다. 이 지원센터를 건립키 위해 교과부로부터 6억 원의 예산을 지원 받았다. 이 특수교육시설은 지역 교육청 단위 규모론 전국 최대다. 중앙초등학교 건물 1층 8개 교실에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각종 교육시설, 재활시설, 훈련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요즘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 편인데 좋은 착안을 하셨습니다. 좀 소개해 주시죠.

지역 및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관련분야 전문가 15명을 이미 배치해 놨습니다. 개소식만 안 한 상탭니다. 이 시설을 하기 전, 미리 중앙초등 학교운영위원회에 설명을 하고 협조를 구했습니다.

영어체험센터를 만들어 주는 등 각종 혜택을 제공키로 해 학부모들의 동의를 얻어 냈습니다. 미리 설득하면 학부모들이 이런 시설에 대해 반발하지 않습니다. 뭐든지 사전 대비가 주요한 거죠.

이 시설에서는 특수교육대상자를 조기에 발견한다는데.

요즘 일반 전문의료기관에 가서 장애 진단을 받으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이 곳에서는 무료로 전문인들이 장애 여부에 대해 진단을 내려줍니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장애아를 둔 부모들이 국가로부터 각종 혜택을 받기 위해 이런 진단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 계층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인터뷰 말미에 가서 최성식 강남 교육장은 자신의 교육 철학 중 일부를 피력했다. “가장 훌륭한 교육은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다. 아이를 믿어주고 학교를 신뢰하고 선생님을 존경하는 것이 자식 사랑의 표현이다. 이런 사랑이 충만해 있는 사회에선 구태여 교육의 결과를 논할 필요가 없다. 사랑이 곧 교육이기 때문이다” / 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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