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루 복원 10년 더 고민하자
태화루 복원 10년 더 고민하자
  • 김정주 기자
  • 승인 2009.11.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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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서 재검토해 이 시대 맞는 소재·조형미 검토도 주변 환경 크게 변형, 풍류없고 이름만 있는 누각될까 걱정
태화루 복원 조감도
태화루 복원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재검토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 시민합의 과정이 적절치 못했고, ? 추진과정이 투명하지 못한데다, ? 입지환경이 누각과 맞지 않고, ? 역사?문화적 이정표들의 졸속처리로 인한 후유증이 크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울산 문화계와 학계에 따르면, 시민합의 과정의 절차상 잘못은 겉치레에 그친 시민의견 수렴과 부적절한 자문단 구성시기에 맞춰진다.

‘시민 설문조사’(2006.12) 항목은 ‘태화루 복원’에만 치우쳤을 뿐 다른 대안이 자리할 여지를 두지 않았고, 공청회(2007.2.2)는 1회에 그친데다 앞서 실시한 전자공청회(울산시 홈페이지) 참여자는 단 2명에 불과했지만 더 이상의 의견수렴 조치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태화루 복원사업 자문단을 기본설계를 마친 후에 구성한 것도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사업 명칭도 ‘태화루 복원’이 아닌 ‘태화루 터 복원’으로 했어야 옳았다는 지적이 있다.

중구 태화동 김 모(54)씨는 “본래 이 지점에 대한 논의는 울산의 경관 요지인 태화루 터에 울긋불긋한 예식장 건물이 들어서 있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었다. 그 터를 공공용지로 확보했으면 태화루든 시립도서관이든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논의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견문이 넓고 울산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일부 인사들은 태화루 터에는 이 시대에 맞는 소재와 디자인이 가미된 조형시설을 지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고있다.

한편, 울산시는 지난 6월까지 태화루 복원 사업의 중간보고회를 6차례나 거쳤으면서도 “최종보고회 전까지는 진행상황을 공개할 수 없다”며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시민 박 모(45)씨는 “울산시의 상징적인 시설을 지으면서 경과를 알리지 않으면 나중에 다 짓고 난 뒤 잘잘못을 어떻게 가리겠느냐”고 비판했다.

또 최근의 입지환경이 전통누각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창화 문화도시울산포럼 대표는 “누각의 기본인 평원(平遠), 고원(高遠), 심원(深遠)의 세 가지 경관요소가 지금의 태화루 터에는 사라지고 없다”고 지적한다. 현대식 건축물로 둘러싸인 입지환경이 옛 태화루 건축 당시와는 판이하게 달라 누각의 운치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시민 일부는 울산시가 지금까지 역사적 문화적 이정표들을 졸속처리해 후유증이 많은 가운데 이번에도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선조임금이 임란공신들의 넋을 기리던 서생 창표당은 복원하지 못하면서 60억원이나 들여 제2학성공원에 임란공신 추념시설인 충의사를 신축한 것과 철저한 고증 없이 언양읍성을 복원하다 중단한 것을 대표적 본보기로 들고 있다. / 김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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