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은 독자의 몫, 다양한 목소리 실어라”
“판단은 독자의 몫, 다양한 목소리 실어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11.1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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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보도 철저한 ‘지역주의’ 표방… 중앙지 흉내 벗어나야
지난 6일 본사 중역 회의실에서 제1회 독자 위원회가 열렸다. 전체 9명의 위원들로 구성된 위원회는 윤주은 울산과학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이어 위원장의 사회로 개별 의견을 발표했다. 임영재 위원과 홍근명 위원이 본지의 디자인에 대해 먼저 지적했다. 참석 위원 대부분의 지적은 지방언론의 사명에 관한 것이었다. 중앙지를 흉내 내지 마라, 기획 심층보도에 치중하라, 소외 계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 등이었다. 윤주은 위원장은 인물란에 소개되는 인사들이 지나치게 일부계층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을 하며, 그런 인물 사진들이 일반 시민들로 하여금 지방신문을 외면케 하는 요소라고 비판도 했다. 주부 및 대학생 기자단을 구성해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하라는 방안도 제시했다. <편집자주>

<참석자>

● 위원장

윤주은 울산과학대학 교수

● 위원

임영재 울산대 교수

김용언 소아과 원장

조상제 양지초등학교 교감

김덕균 울산 문화사랑회 사무국장

홍근명 울산 시민연대 공동대표

이진희 파라다이스 대표

정종식 주필

김정주 편집위원

김한태 편집국장

▲윤주은 독자위원장(이하 윤주은) = 제일일보가 나아갈 방향 그리고 지금까지 독자로서 느낀 바를 기탄없이 말해 달라.

▲홍근명 = 지역언론이 현실성을 넘기 힘들다는 사실을 잘 안다. 하지만 언론은 정체성이 있어야 하고 지역 여론 형성을 주도해야 하며 독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하는 기본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편향성을 지양해야 한다. 특히 관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관이 정보생산의 중심이라 할지라도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병행하는 것 또한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 아닌가. 쟁점보도를 통해 소수의 반대편 목소리도 담아주길 주문한다. 울산 지역언론의 경우 일방향 보도가 많이 보이는데 독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우선이다. 판단은 독자가 한다. 사진보도도 중요하다. 한 컷이 독자의 심금을 울린다. 사진보도에 대한 기사 의견이 많았으면 좋겠다. 지방신문에서 대동소이한 나열식 사진첩을 볼 수 있는데 그 내용도 대부분 관 중심이다. 삶의 현장이나 저소득층의 사진을 보도하면 독자들이 더 친근하게 다가설 것이다.

▲김덕균 = 보편적으로 지방 언론들은 보는 시각이 같다. 지금까지 솔직히 제일일보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균형감각이 있는 보도에 기대를 건다. 앞으로 관심을 가지겠다.

▲조상제 = 언론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이 중요하다. 신문은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의 철학과 사주의 신념이 있어야 지역 발전에 도움을 준다. 대학교 다닐 때 학보사 기자를 했고, 교육 쪽에서 ‘울산교육’ 편집팀장을 7년 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제일일보를 유심히 지켜 보겠다.

▲김용언 = 우선 정도를 걸으려는 의지가 보인다. 창간한 지 얼마 안 됐으나 관심을 가지고 보려한다. 제일일보는 전체 구도에서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패션시대이다. 제호 글자를 독특하게 하길 주문한다. 레이아웃은 전문가가 해야 품위가 있다. 디자인을 잘 하는 사람이 편집을 해야 할 것 같다.

▲임명재 =지방신문이 지닌 한계를 벗어나려는 시도에 주목한다. 살아있는 신문이 되려고 하는 것 같다. 문화면 특히 신문 전체적인 시각적 효과를 중요시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1면 편집이 다양해서 흥미롭다. 예를 들면 문화 기사도 1면 머리로 나올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윤주은 = 미국의 지방신문이 발전한 것은 철저히 로칼리티를 표방하기 때문이다. 지방신문이 중앙지 흉내를 내서는 안 된다. 대중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독자투고의 활성화다. 만일 제일일보의 독자투고란에 자신의 이름이 나온다면 그 만큼 시민들은 호감을 가질 것이다. 또 하나 제일일보만의 목적의식을 설정하기 바란다. 어떤 쟁점을 내세워 그 부분을 집중 보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주부기자단 모집은 어떨까. 또 철저하게 울산 지역 신문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신문에 나오는 사진은 서민이 안 보고 일부계층만 본다는 비판이 있다. 일부 계층만 화보를 보면서 누가 어떤 일을 했는지 체크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반 시민들이 관심을 가질리 없다.

▲임영재 =1면의 오른쪽과 왼쪽 여백이 조화롭지 않다. 신문에서 디자인은 곧 경쟁력이다. 1면의 여백이 맞지 않은 건 실책이다. 고쳐야 한다.

▲이진희 = 신문 마다 색깔이 있다. 제일일보만의 색깔을 빨리 확보하기 바란다. 쓴소리보다 단소리가 많다. 앞으로 쓴소리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

▲조상제 = 교육관련 기획기사를 다룬다면 앞으로 5~10년 뒤 교육 수요자에게 미치는 부분까지 짚어내는 실력이 필요하다. 그만한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성 있는 기자가 교육문제를 선도해 변화시킬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윤주은 = 모 방송국 시청자 위원으로 있을 때 방송국 관계자가 뉴스보도에 대해선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었다. 말하지 말아야 될 부분이 있나?

▲정종식 = 본지는 전혀 그런 제한을 두지 않는다. 외부시각에서 보고 비판하는 것을 수용하고 참조하는 것이 이 위원회를 개최하는 주된 이유다. 세심한 부분도 비판해 달라.

▲홍근명 = 인력은 현실적인 문제이지만 전화를 이용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통신 수단을 이용한 취재원 확보도 가능치 않는가.

▲윤주은 = 독자위가 말하는 것을 잘 들어달라. 앞에서 말한 주부기자단 창설을 유념해 주길 바란다. 10~20여명에게 원고를 받고 교육도 시키고, 대학생 기자단도 만들고, 앞으로 차근차근 진행하면 좋겠다.

▲조상제 = 우리 학교가 도서관에 학부모가 읽을 교육책을 구비해 책읽기를 했다. 자기주도적 학습을 시키지 않았는데도 책을 읽음으로써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본을 보이는 제도다. 이런 방식들도 제일일보를 통해 지역에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홍근명 = 신문의 본질은 전문성이다. 의회성, 정치, 대중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문제는 중앙지가 다루도록 하고 지방지는 자체의 이슈에 치중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획을 많이 실어야한다. 지역민 입장에서 다양하게 사실에 초점을 맞춰 자주 보도하되 쟁점을 부각시켜 독자들이 생각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윤주은 =찬반 기사를 동시에 게재하는 방식을 택해 달라. 그렇게 못하면 하나의 계획에 찬성과 반론을 기사에 같이 담아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정종식 = 일부에서는 본지에 진보 성향 기사가 많다고 지적한다. 그나마 우리가 소수의 소리를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 따른 대가도 일부 치르고 있는 중이다.

▲김정주 =정치면에서 편향성이 다소 나타났다는 지적 수용하겠다. 아직 역량이 미흡해서 생긴 일로 분발하겠다. 그러나 우리의 보도기조는 편향성이 없다.

▲김한태 = 그 동안 중요현안을 집중 보도하는데 부족했다. 이번 창간 2주년을 기해 이슈를 제시하고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홍근명 위원이 지적한대로 공정성을 확보하는데 노력하겠다. 지면 비쥬얼화에도 노력하겠다. 비판 뿐만 아니라 대안 제시까지 하는 언론을 지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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