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서 신성장소재 연구에 보람”
“고향서 신성장소재 연구에 보람”
  • 김규신 기자
  • 승인 2009.11.11 2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조원 가치 혈액 자동검사기 개발 경력 울산여고 출신 바이오학자 조윤경 교수
‘이공계 특성화 대학이란 점, 소수의 학생과 젊고 패기 있는 교수진’

나노생명공학분야 권위자 조윤경 교수(나노생명화학공학부·사진)는 현재의 유니스트의 모습이 포항공대(포스텍)의 초창기와 닮았다고 말했다.

울산여고 출신으로 포스텍 2회 졸업생인 조 교수는 “학부생 시절 밤늦은 시간 야식을 먹을 때나 하굣길에 밤늦게까지 꺼지지 않는 연구실을 봤던 것이 일상생활과도 같았다”며 “이제는 자신이 그 연구실에 불을 밝히는 사람이 돼 감회가 새롭고 옛 생각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나노바이오센서 및 랩온어칩 분야 선도적 학자인 조 교수는 지난 9년간 삼성종합기술원에 몸 담고 2007년 랩온어디스크를 이용한 초소형 혈액검사기 개발에 성공했다.

이 혈액검사기는 랩온어칩에 혈액을 넣고 디스크를 구동하면 속에 있는 혈액 및 시약이 반응해 결과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장치다.

당시 이 검사기는 ‘내 손안의 연구소’란 별칭을 얻을 만큼 작으면서도 집약적 효능이 뛰어나 3조원의 시장이 예상된다고 평가 받은 바 있다.

지난해 7월 유니스트에 몸 담은 이래 1년을 훌쩍 넘긴 그는 이 학교에 오게 된 배경으로 “나고 자란 곳이라 다른 교수들보다 결정이 쉬운 건 사실이었지만 선택 이유가 고향에 학교가 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고 했다.

고향에 좋은 학교가 세워져야 한다는 일념에다 조무제 총장의 세계 명문대 만들기라는 비전이 맘에 와 닿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연구개발과 교수에 대한 시간을 어떻게 할애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살다보면 급하고도 중요한 일이 있고 급하지 않고도 중요한 일이 있는데 현재 내게는 연구와 강의 모두 급하고 중요한 일”이라고 말한 뒤 “개교한지 얼마 안 돼 어쩔 수 없이 행정 부분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편이지만 연구, 교육에 소홀하지 않기 위해 밤낮 없이 시간을 쪼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 시간 할애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문제 해결을 도움받기 위해 많이 찾아오는 등 학생들과의 시간도 적지 않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니스트에서 시도하고 있는 전 과목 영어 강의가 2학기가 되면서 무르익고 있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영어 강의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할까 걱정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용어가 영어로 돼 있기 때문에 이제는 학생들이 영어로 듣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쉽다고 한다.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학부생 대부분의 듣기 능력이 많이 개선됐음을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울산과 바이오 산업의 연관성에 대해 “지금까지 울산은 석유화학, 자동차, 중공업 등에 주력해 왔다. 반면 의료, 바이오 분야는 울산을 비롯한 동남권 지역에서 활성화 되지 못한 것이 사실인데 앞으로는 바이오 재료를 이용한 재생 에너지 개발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한 대구와 연계한 개발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18년전 포스텍과 카이스트를 벤치마킹해 설립된 홍콩과기대는 개교 후 일취월장해 올해 아시아 대학평가에서 스승 격인 포스텍을 추월했다. 우리도 그렇게 하지 못하란 법이 없다. 유니스트도 10년 뒤 쯤이면 세계적인 대학 반열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글=김규신 기자·사진=김미선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