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탄생, 울산을 자극하다
UNIST 탄생, 울산을 자극하다
  • 김규신 기자
  • 승인 2009.11.1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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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와 선의경쟁 촉발, 교육수요 만족도 높여 바이오·2차전지 세계석학 초빙 신산업 기풍 진작
지난 3월 개교한 유니스트(울산과학기술대·총장 조무제)가 울산의 지성, 산업, 사회 전 분야에 신선한 기풍을 불러오고 있다. 사립대인 울산대학교와의 선의의 경쟁이 시작됐고, 2차전지와 바이오산업의 활성화에 대한 기대, 그리고 지역사회에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공함으로써 울산사회에 밝은 분위기를 주고 있다.

■관록의 울산대·패기의 유니스트 선의의 경쟁

2007년 4월 유니스트 개교가 확정되면서 울산시민들에게 이 학교가 지역민들과 지역경제에 어떻게 다가올 것인지, 또 터줏대감 울산대와는 어떤 경쟁을 전개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유니스트는 지난 3월 개교 이후 ▲전국 최상위권 학생 유치 ▲강의 100% 영어 진행 ▲세계적 석학 초빙 및 강의 개설 등 울산 지역에서는 일찍이 쉽게 볼 수 없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전 과목 100% 영어 강의는 국내 대학 가운데 최초이며 이전까지는 포스텍 만이 유일하게 2010년까지 50% 달성을 목표로 실시하고 있다. 유니스트는 영어 수업을 위해 전체 정원의 20%를 외국인 교수 및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고 교수 채용시 영어강의 가능자를 선발해 왔다.

관록의 울산대도 이에 뒤질세라 ▲인터넷 강의공개 ▲학부장초빙제 ▲교수평가연봉제 등으로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울산대는 지난 1학기부터 인터넷 공개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공개 과목 수를 계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1학기 강의공개에는 일반 국민 2천500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교수진들의 교육 및 연구력 제고를 통한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9월부터 교수연봉제를 도입, 좋은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한 교수들 간의 경쟁을 촉진하고 있다.

울산대 정준금 기획처장은 “울산대와 유니스트는 경쟁보다 협력 관계로 가야 한다고 본다.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지만 서로의 장점을 살리는 방향을 형성, 반드시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유니스트 조윤경 교수는 “서로 상생해야 한다. 울산대학교가 대학병원을 운영하고 있어 나노생명공학 분야와 맞닿을 일이 많아 협력할 일이 많다”고 전했다.

두 대학은 시교육청이 마련한 ‘영재교육 협력 사업’이라는 배에 함께 타기도 했다.

유니스트는 지역 일반계 고교의 우수과학영재 및 울산과학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교육 수준의 AP(Advanced Placement·대학과목 선이수) 과목을 개설·운영함으로써 학생들에게 대학에서의 조기졸업 체제를 구축하고 과학고 교육을 정상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울산대는 지역 중학교 수학·과학 우수영재학생 사사교육과정 운영, 체육영재 선발도구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대는 사사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교육청 운영 영재교육원 및 영재학급 중학교 과정 중에서 우수과학영재 20여명을 선발, 울산대 교수진과 팀을 이뤄 사사교육을 실시 중이다.

지역 영재학생들은 두 대학의 사사교육을 통해 기초과학의 학문적 소양을 넓히고, 대학의 장점과 자원을 활용해 과학교육의 성취도를 신장시킬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두 학교는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지역 교육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바이오·2차전지 등 고급 기술인 영입 신산업 기풍 진작

유니스트는 바이오·2차전지 분야 등 국내·외 최정상급 석학들을 잇따라 영입, 지역에 이 분야 신산업 기풍을 진작시키고 있다.

지난해 6월 생명산업분야의 샛별로 주목받는 울산출신 조윤경 박사를 초빙한데 이어 지난 3일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줄기세포 분야 석학인 한스 쉘러 소장을 초청, 학술분야 교류를 약속했다.

또 녹색성장 발전을 위해 전국 대학으로서는 처음으로 에너지 관련 학부를 운영, 녹색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유니스트 기술·이공계 석학들은 지역 각종 산업·학술행사에 참가하는 한편 신문, 방송 등에 의견을 피력하면서 인물의 다양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쉽게 접할 수 없던 학문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진 한편 지역 기업들의 신산업 투자 육성 의지가 고취되고 있다. 유니스트의 기반 확보를 위한 지역 민·관 부문의 지원도 거침이 없다.

울산시는 유니스트가 설립 초기 많은 재원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2015년까지 해마다 100억원씩 모두 1천500억 규모의 발전기금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울주군의 경우 지난 4월 ▲교육 및 연구 인프라 확충 저명한 우수 교수 초빙 ▲우수학생 유치 및 지원 등을 목적으로 30억원의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또 경동도시가스는 지난 2007년 12월 경동장학재단을 창립하고 우수 교수진을 유니스트에 유치하기 위한 우수교수 연구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들도 ‘유니스트 명문대 만들기’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유니스트는 지난해 국내 이공계 특성화대학으로 카이스트, 포스텍과 함께 트라이앵글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초기에 우수한 교육 및 연구 환경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를 위해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에 지역 국회의원 모두가 ‘울산과기대 예산 증액’을 위해 국회, 청와대, 정부 등에 모두가 서명한 건의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으로 2009년도 예산 편성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당시 강길부 의원은 “울산과기대의 명문대학 육성 프로젝트는 설립 초기 대단위 투자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라며 “110만 울산시민이 염원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명문대학 건설과 울산의 부족한 교육 인프라 확충을 위해 반드시 유니스트를 명문대학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니스트의 개교 계획 수립 후 들리던 울산시가 떠맡아야 한다느니, 울산대가 흡수해야 한다느니 하는 말은 개교 후 혁신적이고 다양한 교과, 행정 운영을 통해 완전히 소멸됐다. 유니스트는 개교 후 10년 뒤를 목표로 이공계 명문 반열에 오르겠다는 비전을 품고 한 걸음 한 걸음 내 딛고 있다.

지역 발전과 명문대 반열에 오르기 위한 유니스트의 힘찬 날갯짓이 앞으로 어떤 수확을 거둘 수 있을지에 지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글=김규신 기자·사진=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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