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전국체전 ‘만년 15위’에서 벗어날수 없나
Q : 전국체전 ‘만년 15위’에서 벗어날수 없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11.0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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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울산기업들의 발전기금 지원이 관건
>> 울산체육의 미래… 심규화 울산체육회 사무처장에게 듣는다 <<

전국체전 921 세부종목 중 울산 참가율 57%

종합대학학 울산대 유일, 대학선수층 부족

체육영재학교 설립 가시화… 운영의 묘 필요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 7일간 대전에서 개최된 제90회 전국 체전에서 울산은 전국 16개 출전 시·도 중 15위를 차지했다. 2005년 86회 때 개최지의 이점을 살려 종합성적 4위를 기록했을 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5위를 기록하자 ‘만년 15위’란 별칭을 얻게 됐다. 그러나 한편에선 종합점수제가 아닌 메달수로만 따지면 전국 12위 란 주장도 하고 있다. 전국체전 개최 당시 전국 4위였던 울산체육이 지난 수년 간 15위에 머무르고 있는 이유와 문제점을 짚어 봤다. 편집자 주

2007년 3월 취임한 심규화 사무처장<사진>은 바쁜 사람이다.

인터뷰를 하던 날도 장애인 체육행사에 들렀다 오는 중이었다. 그 전날에는 대한 체육회 관계자가 다녀갔노라고 했다. 바쁜 심 처장과 울산체육 현안에 대해 이야기 해 봤다.

이번 전국체전에서도 15위를 차지하자 ‘만년 15위’란 빈정거림이 나돌고 있는데 벗어날 수 없습니까.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어렵습니다. 우선 울산 인구가 적고 대학 선수층이 얇은 것이 약점입니다. 예를 들면 울산 보다 인구가 30만명 정도 많은 광주광역시의 경우 종합대학교가 7개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는 울산대 하나밖에 없지 않습니까. 전문대학 하나고요. 대학부 점수에서 울산은 절대 불리한 상탭니다.

대학 선수층 부족이 울산 취약점의 전붑니까.

물론 아닙니다. 단체 종목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입니다. 개인 종목에선 우리가 이번에도 상당한 성적을 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재 전국체전은 종합 점수로 순위를 가리거든요.

단체 종목에 점수를 많이 배당하는 현재의 방식대로 하면 울산은 종합성적 하위를 면키 어렵습니다. 그래서 각 학교 단위로 단체 종목 한 개씩을 육성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그에 소요되는 예산이 만만찮습니다. 그게 문젭니다.

울산은 이번 체전에서 종합점수 24만천345점을 얻어 15위에 머물렀다. 메달은 금 39개, 은 43개, 동 39개 등 총 121개를 획득했다. 메달 획득숫자로 따지면 전국에서 12위가 된다.

결국 메달에선 기대치를 돌파했지만 단체 종목에 출전하지 못해 총점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 심 처장의 주장이다.

울산은 이번에 몇 종목 출전했습니까.

44개 종목 중 39개에 나갔습니다. 선수 689명 임원 273명 등 모두 962명이 대전에 갔습니다. 하지만 출전 종목숫자가 문제가 아닙니다.

예를 들면 육상종목에 100m, 1500m, 장애물 넘기 등 여러 종류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세부 종목에 골고루 선수가 참가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런 부분이 부족합니다. 결국 전체적으로 선수 숫자가 모자란다고 봐야죠.

전국체전 주 종목 44개를 세분화하면 총 921개의 세부종목으로 나눠진다. 이번 대회에서 울산은 531개 종목에 참가해 출전율이 57%에 그치고 있다.

반면에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우승한 경기를 비롯한 상위권 지역들은 전체 세부종목에 선수를 출전시키고 있다.

이번에 창단한 울산공고 야구단과 같은 단체 종목을 육성하자는 이야긴데 운영비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1교1사 자매 결연 하듯이 지역기업들이 울산체육발전에도 눈을 돌렸으면 합니다. 기업들이 각 학교 단체종목 운영을 전부 책임지란 이야기가 아닙니다. 연 운영비의 30%정도를 부담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데 울산지역 모 기업에 지원을 부탁하자 ‘우리가 왜 지원해야 하느냐’고 반문합디다. 울산 체육발전을 위해 지역 기업들이 좀 더 지원하고 참여했으면 합니다. 메세나 운동이 꼭 문화 쪽에만 한정돼야 하는 건 아니잖습니까.

그렇다면 울산시는 체육비 예산을 얼마나 편성합니까. 만족스럽습니까.

99억8천여만원 됩니다. 울산 총 예산 중 일반회계 대비 0.6%를 차지합니다. 비율로 따지면 경기도 다음으로 높습니다. 울산시에 증액을 거듭 요청하고 있지만 그 쪽도 형편이 여의치 않답니다. 1%정도 되면 좋겠습니다.

체육발전 예산 확보 못지않게 선수발굴과 육성이 중요한데.

지금 당장 우수선수를 유치해 눈앞에 성과를 보이긴 어렵습니다. 학교별 단체종목 육성이 어렵다면 학생들끼리 ‘동아리’를 만들도록 장려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취미삼아 시작한 학생들 중 우수 인재를 발굴할 수 있을 겁니다. 요즘 흔히 말하는 체육 인프라부터 구성해야 합니다.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체육 중, 고교가 없는 곳은 울산 뿐입니다.

울산 체육영재학교 설립은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처음 제안했을 땐 난색을 표하던 시교육청이 지난 6월부터 긍정적 반응을 보여 2011년 쯤 가시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운용의 묘가 필요합니다.

그냥 운동 선수만 뽑아 가르치면 그것은 체육하교일 뿐 입니다. 비 선수도 모집해 체육 전문기자로 육성한다든지, 전문해설가로 기르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그 학교로 지원자가 몰리는 겁니다.

인터뷰 말미에 가서 심규화 사무처장은 좀 더 솔직해 졌다. “울산 기업들이 지원만 해 준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됩니다. 또 시와 교육청이 협의해 울산대학교에 우리 선수들이 진학할 수 있는 길만 열어주면 대학선수층 문제도 상당부분 풀립니다. 그리고 등록금을 우리 쪽에서 절반내고 기업이 나머지 반을 감당해 준다면 우수선수 유치 문제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모든 게 발전기금 문제에 달려 있습니다“

/ 글= 정종식 기자

/ 사진= 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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