風… 예고하고 온다
風… 예고하고 온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10.25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활 속 위험신호 예사로 넘기는 경우 많아 ‘골든타임’ 3시간 이내 치료가 재활 ‘좌지우지’
▲ 동강한방병원 정병한 원장이 뇌졸중으로 반시불수가 된 환자의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 쑥뜸으로 몸을 보호하고 침으로 굳어진 경락을 연다.

생활 속 위험신호 예사로 넘기는 경우 많아

'골든타임' 3시간 이내 치료가 재활 '좌지우지'

프로야구 한화 이글즈 감독으로 유명한 김인식 감독은 지난 2004년 갑작스런 뇌경색의 판정을 받고 쓰러졌다. 한 달 여만의 치료를 받고 그라운드로 돌아온 김인식 감독의 모습은 한 눈에도 정상은 아니었다.

삐뚤어진 입과 어눌한 말투, 부자연스런 걸음걸이, 오른쪽 굽은 손은 유니폼 상의 주머니에 항상 감춰져 있었다. 이랬던 김인식 감독이 4년이 지난 지난해 정상에 가까운 몸으로 회복돼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세계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준우승을 일궈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김인식 감독이 일본과의 결승전을 남겨두고 한 말 ‘위대한 도전’은 김인식 감독 자신이 걸어온 ‘인간 승리의 길’이었다. 그리고 뇌졸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와 가족의 가슴에 ‘희망의 불길’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오는 29일 ‘뇌졸중’의 날을 맞아 뇌졸중의 치료와 예방에 대해 알아본다.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지면서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흔히 중풍이라고 알려진 뇌졸중 예방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22일 만난 동강한방병원 정병한 원장은 “날씨가 쌀쌀해 지면 평소보다 뇌졸중 환자가 두 배에서 많게는 세 배까지 증가한다”면서 “뇌졸중 이상 증세가 보이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와 진단을 받을 것”을 강조했다. “뇌졸중은 갑자기 찾아오는 질병이 아닙니다. 응급상황이 되기까지 몇가지 징후들이 나타나는 데 자신의 몸 상태를 잘 관찰하면 심각한 상황까지 가지 않고도 얼마든지 예방하고, 초기에 정확한 치료가 가능합니다” 정병한 원장은 뇌졸중 환자를 진료하면서 대부분 생활 속에 나타난 징후들을 예사로 넘긴 경우가 많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정병한 원장이 말한 ‘예사롭지 않은 징후’는 세가지다.

동강한방병원 정병한원장이 전하는 뇌졸중 이상징후 3가지

1. 심한 두통 동반 어지럼증

2. 몸 좌우 경계 한쪽 힘풀림

3. 엄지 검지 경락 지속 저림

첫째, 가장 큰 특징은 어지럽다는 것. 배 멀미와 비슷하면서 구토를 한다. 이 때 두통을 동반하는 데 정병한 원장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느끼는 통증이 아니라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이라고 한다.

둘째, 몸을 세로로 양분했을 경우 어느 한쪽에 힘이 풀리는 증상이 있다. 쉽게 맥이 풀린다는 것인 데, 배꼽 위아래는 무시해도 좋지만 좌우의 균형 쏠림이 온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신발을 신었는 데 안신은 것처럼 느껴지고, 힘이 없어 숟가락을 놓치는 경우다.

셋째, 엄지와 검지 선을 따라 지속적인 절림현상이 온다. 한의학적으로 검지는 건물의 철근과 같은 경락이, 검지는 콘크리트와 같은 경락인데 이 두 경락에 이상이 있을 때 80~90% 뇌졸중이 발생한다는 것.

정병한 원장은 다른 징후도 많지만 관찰하기 쉬운 이 세 가지 징후 중 한 가지라도 생기면 바로 병원을 찾아 정밀진단을 받을 것을 권했다. 뇌졸중을 크게 분류하면 뇌경색과 뇌출혈로 나뉜다. 그리고 일과성 뇌허혈발작이 있다. 뇌허혈발작은 일시적으로 뇌졸중의 증상을 보이다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는 데, 뇌졸중의 예고편이라 생각하면 된다. 뇌혈관이 막힌 것을 뇌경색이라 하고, 막혀 터진 것을 뇌출혈이라 한다. 발생환자의 빈도는 6대 4정도로 뇌경색이 더 많다.

“일단 뇌졸중이 발병하면 건강한 생활은 끝났다고 보면 됩니다. 환자와 본인의 고통뿐만 아니라 병을 수발해야 하는 가족의 부담도 만만치 않죠. 딱히 치료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문제라 보시면 됩니다” 정병한 원장은 뇌졸중의 심각성을 전제했다.

뇌졸중으로 손상된 뇌세포는 회복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이른바 ‘골든타임’인 3시간 이내 치료해야 빠른 속도의 재활이 가능하다.

재활치료를 받아도 발병 전처럼의 건강한 몸 상태는 어렵고 정도에 따라 지각이 떨어져 일어나는 의사소통의 문제, 방향감각 상실, 거동 불편 등 후유증 장애를 갖게 된다. 또 재발의 위험성도 높아 건강관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뇌졸중은 우리나라에서 질병으로 인한 사망원인 중 암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3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 10만 명 당 연간 75.5명이 사망하고 있다. / 정인준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