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백색의 애환·사랑·고민·희망…
백인백색의 애환·사랑·고민·희망…
  • 김경진 기자
  • 승인 2009.10.19 22: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함께라서 행복한 우리의 사연
다문화가족 편지 모음집 출간

울산지역 다문화 가정의 행복한 사연을 한 권의 책을 통해 읽을 수 있다.

남울산우체국(국장 탁봉한)은 최근 ‘함께라서 더욱 행복한 다문화가족 사연들…’이란 다문화가족 편지글 모음집을 펴냈다.

이번에 발간된 모음집은 지난달 가진 ‘제1회 다문화가족 편지쓰기대회’에 접수된 251편의 편지 중 우수작을 골라 담은 것이다.

대상 수상작인 누엔후엔느(베트남)의 ‘우리신랑 100점이에요’를 비롯해 금상 수상작인 비마라라마(네팔)의 ‘나의 가장 귀한 아들 진승아’, 씨에샤오잉(네팔)의 ‘우리천사 성은이에게’.’사랑하는 나의 당신에게’와 은상 수상작 6작품, 동상 수상작 13작품과 일반작 71작품이 수록됐다.

결혼이민자 및 다문화가족들의 애환, 사랑, 고민, 희망 등의 메시지를 편지글로 표현한 작품들에는 우리말이 서툰 다문화가족들의 백인백색의 필체가 그대로 드러나 있어 매우 이채롭다. 구성도 편지에 적어온 글과 그림 그대로 생동감 있게 편집해 시각적으로도 이색적이며 많은 감동을 준다.

남울산우체국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문화가족이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사업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울산 우체국은 지난 8월 13일부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업무제휴협약을 맺고 국제특송, 해외송금, 한국어교육, 금융경제교육, 초청행사 등 다양한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 김경진 기자

다음 글은 지난 9월 9일 남울산우체국이 마련한 ‘제1회 다문화가족 편지쓰기 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한 세 작품 가운데 하나로 베트남 출신 우옌 투옌(울산시 남구 옥동) 가 고향의 부모님에게 보내는 편지글이다.

“내년에 베트남 가면 어머니가 만들어준 쌀국수 많이 먹을래요”

보고 싶은 부모님께

부모님 그동안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신지요.

어머니 딸 투옌이 한국에 온 지 벌써 9개월이 되었어요.

작년 겨울 한국에 왔을 때 날씨가 너무 추워서 코가 빨개졌을 때 남편이 삐에로 같다고 해서 많이 웃었어요. 처음 3개월은 시어머니 시아버지 남편과 두 아이 여섯 식구가 살다가 지금은 시어머니와 시아버지는 시골에 가서 살고 네 식구만 살고 있어요.

처음 왔을 때 언어도 틀리고 음식도 달라서 한국 가족들과 지내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남편하고 많이 다투고 했는데 통역하는 분이 와서 이해를 시켜 주었어요.

여기 한국에 있는 우리 가족은 교회에 열심히 다니고 있으며 베트남에 있는 어머니 아버지 동생 두옌 두 언니들을 위해서 매일 기도하고 있어요.

어머니 저하고 전화할 때 코코넛 농사가 잘 안되어서 바다에 가서 조개를 잡아서 생활하신다는데 파도가 심해서 많이 잡히지 않는다고 어머니께서 걱정하셔서 투옌 마음이 슬펐어요. 너무 보고 싶은 어머니 어제 밤에 울산대공원 연못에 가서 보름달에 비친 연꽃을 보면서 엄마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났어요.

몸이 불편한 아버지 모시고 두옌 동생과 두 언니와 생활하시는데 많이 힘들지요. 저는 남편이 나이가 있어서 이해를 많이 해 주고 시어머니는 내가 고구마를 잘 먹는다고 올해 고구마를 많이 심어서 우리 집에 가지고 오신다고 했어요. 어머니 빨리 보고 싶어요.

내년에 베트남에 가면 메콩강에서 고기도 잡고 어머니가 해 주시는 쌀국수를 많이 먹고 싶어요.

아버지 어머니 제가 갈 때까지 몸 건강하게 잘 계세요.

2009년 9월 9일 한국 울산에서 딸 투옌 올림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