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산부인과 6곳만 분만경험
울산 산부인과 6곳만 분만경험
  • 염시명 기자
  • 승인 2009.10.1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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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현상에 낮은 분만수가… 병원유지 힘겨워
국내 산부인과 의료기관의 절반 가량이 신생아 분만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 사고 위험성은 높은데 반해 의료수가가 너무 낮아 분만 기피현상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민주당 전현희 의원(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개업한지 5년 이상된 산부인과 중 지난 5년 동안 분만수가를 청구하지 않은 의원이 전체 1111곳 중 558곳으로 절반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전체 67곳 중 58곳으로 86%가 분만을 실시하지 않아 가장 높았고, 울산은 전체 17곳 가운데 단 6곳만 분만을 해 부산·제주도와 함께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최근 1년간 300건 이상 분만을 실시한 산부인과는 132곳(11%)에 그쳐, 하루 평균 1건 이상의 분만을 진행하는 산부인과가 10곳 중 1곳도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개원 및 폐원한 산부인과의 분만현황 또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개원한 산부인과의원 중 분만수가를 그해 일 년간 단 한 번도 청구하지 않은 의원이 매년 전체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부인과 개업초기부터 분만이 아닌, 타과 진료 등을 목적으로 산부인과를 개원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산부인과의원들이 분만을 포기하는 이유로 심화되고 있는 저출산 현상과 더불어 현행 분만수가가 병원을 유지할 수 없을 만큼 낮게 책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최근 전현희 의원과의 간담회에서 “분만장비가 매우 고가라 이를 갖추고 개원할 경우 연간 일정 이상의 환자가 내원하고 분만해야만 경영상 유지가 가능한데, 저출산과 낮은 수가 등으로 분만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다”며 “더욱이 분만사고에 대한 부담도 크기 때문에 아예 분만을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현희 의원은 “산부인과의 본업인 분만 포기시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임산부나 태아에게 돌이킬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며 “산부인과 의사들의 희생으로는 현실적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수가의 현실화,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적 배상대책 마련, 24시간 분만대기 직원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등 정책적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염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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