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나라의 일꾼 ‘박수영씨’
타고난 나라의 일꾼 ‘박수영씨’
  • 염시명 기자
  • 승인 2009.10.1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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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가족·장교출신으로 어릴적 꿈 ‘순경’시험에도 합격
지난 16일 울산지방경찰청 순경 채용시험 최종 합격자인 박수영(32·여)씨는 독특한 이력으로 눈길을 끈다.

아버지는 예비역 공군 준위이고 남동생은 현역 공군 부사관으로 군인가족인데다, 그녀 역시 대학을 졸업하고 2000년 공군에 입대해 이듬해 소위로 임관한 뒤 지난해 1월 전역 때까지 7년간 대구에서 정보장교로 근무했던 ‘군필자’이기 때문이다.

“남들은 여자가 군 생활 하는 것이 어렵지 않냐고 걱정했지만 활동적인 성격으로 오히려 군 복무 시절이 즐거웠습니다. 다만 군은 특성상 시민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부분이 적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었죠”라고 박씨는 군 시절을 회고했다.

그녀는 이런 마음을 달래기 위해 친구 몇 명과 틈틈이 봉사활동을 다니며 아쉬움을 채워왔다.

그러다 지난해 전역을 하자마자 다시 ‘경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했다. “졸업한 지도 너무 오래됐고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해서 그런지 각종 법률과목과 수사기법 등을 공부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하지만 꿈이었기 때문에 꼭 이루고 싶다는 생각으로 ‘모든 공부는 똑같다’고 되뇌이며 하나하나 착실하게 준비했죠”라고 박씨는 수줍게 순경 채용을 준비했던 시간들에 대해 말했다.

이런 그녀가 준비 1년8개월여 만인 지난 16일 울산지방경찰청 순경 채용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이후 이달 24일부터 중앙경찰학교에서 6개월 동안 교육을 받고 내년 4월이 되면 울산지역 지구대에 배치돼 ‘경찰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어릴 적부터 꿈이 군인이나 경찰이었는데 살면서 이둘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비로소 자신이 원하던 두가지 꿈을 모두 이루는 순간의 기쁨을 느낀 그녀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말을 연거푸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전직 군 간부에서 지역의 말단 순경으로 강등(?)되는 상황에도 그녀는 “간부와 순경에게는 각자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계급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장교일 때 가졌던 책임감과 근성은 잃지 않되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모든 일을 배우겠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어릴 적 두 가지 꿈을 모두 이룬 그녀는 또다시 꿈을 꾸고 있다. 바로 군 복무 시절의 특기를 살려 경찰 내에서 정보분야로 진출해 조직에 기여하는 것.

“나이도 많고, 군 출신이어서 우려도 많지만 그 만큼 조직에서도 기대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는 한편 그간 배운 특기를 살려 조직에 도움이 되는 경찰로 거듭나겠다”고 박씨는 각오를 밝혔다.

/ 염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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