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소중하고 행복한 목욕탕”
“우리에겐 소중하고 행복한 목욕탕”
  • 김준형 기자
  • 승인 2009.10.18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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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동 호수탕, 장애인에 매주 목요일 무료 공개
주변의 시선 때문에 평소 목욕탕을 가기 힘든 장애인들이 일주일에 한번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는 목욕탕이 있다. 울산 남구 달동의 호수탕이 바로 그곳이다.

이 목욕탕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장애인 복지카드를 가지고 오는 남구 지역의 장애인들에게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은 동반 보호자까지 무료입장이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이용객은 하루 100여명에 불과했지만 소문이 퍼지면서 지금은 하루 250여명에 이른다. 현재 이용명부에 등록된 인원만 640여명. 이 중 절반 이상은 한 달에 2~3번씩 목욕탕을 이용한다.

이용객 대다수는 거동이 가능한 장애인이지만 남구지역 중증장애인 단체나 일부 개인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이곳을 찾기도 한다.

목욕탕을 찾은 김모(69·지체장애 5급)씨는 “우리야 혼자 움직일 수 있으니 이렇게 목욕하러 오지만 목욕 도움을 받아야 하는 중증장애인들에게는 정말 소중하고 행복한 목욕탕”이라며 “어떤 사람은 삼호동에서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역 기업체와 봉사단체의 손길도 이어진다. 효성과 동석석유화학, 한국수자력공사 등 6개 업체와 4개 봉사단체는 목욕 도우미를 자청하며 장애인들의 목욕을 돕고 있다.

효성의 김태완 사원(28)은 “처음 몇 번은 낯설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보람도 느끼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남구가 업주와 함께 호수탕을 장애인 전용 목욕탕으로 개소한 이후 다른 구·군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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