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가는 길이다. 손수레에는 음식 보따리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송 권사가 다니는 울산남부교회(당회장 김대현 목사)에 예배를 드리러 오는 중국인들에게 줄 간식거리들이다.
이 날도 울산남부교회에는 중국인 신자들이 20여명 출석했다. 중국인 신자들은 오전 10시 30분부터 1시간 정도 성경공부를 하고 12시부터 중국어 동시통역 서비스가 제공되는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오후에도 자치모임과 한글교실 강의가 이어졌다. 송 권사는 이들에게 수시로 삶은 계란, 과일, 차 같은 간식이 담긴 접시를 내밀었다.
송 권사가 중국인 신자들을 돌본 지도 어느덧 6년째가 된다. 울산의 기업체에 산업연수생으로 와 있던 중국인 청년들이 어느 날 남부교회를 찾아오면서 시작된 일이다.
중국 산동성 출신인 이들 7명의 청년들이 우연한 기회에 남부교회를 알게 됐던 것이다.
송 권사는 기독교를 전혀 모르던 이들을 조선족 출신 교인의 도움을 받아 돌보기 시작했다.
송 권사는 때때로 이들의 숙소를 찾아 반찬거리와 옷가지는 물론 위생과 건강 상태까지 살폈다. 중국인 청년들도 송 권사를 어머니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들이 2년간의 연수를 마칠 무렵에는 모두 기독교인이 되어 세례를 받고 귀국했다.
남부교회에 나오는 중국인들은 차차 늘어났다. 이들은 대부분이 근로자이지만 결혼이주여성도 몇 명 있다. 교회는 이들을 담당할 부서를 신설했다.
봉사자들이 충원됐고 동시통역 체계와 한글 교실까지 갖췄다. 남부교회는 당회장 김대현 목사의 각별한 관심 하에 전 교인들이 이들에 대한 복음전도와 뒷바라지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추석연휴에는 중국인 목사를 초청해 2박3일간의 중국인 수련회를 열어 성황리에 마쳤다.
송 권사는 “우리가 중국인 형제자매들을 섬길 수 있는 것도 모두가 하나님 은혜다.”라며 “이들이 한국에서 복음을 들어 새로운 소망을 품고 귀국해 그들의 가족과 함께 복을 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해질 무렵 집으로 돌아가는 송 권사의 손에는 여느 때처럼 빈 손수레가 쥐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