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 낙엽처럼 쌓여 편지를 썼어요”
“사랑한다는 말 낙엽처럼 쌓여 편지를 썼어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10.1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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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울산우체국 주최 제1회 다문화가족 편지쓰기대회 대상 누엔티 후엔느 (베트남·울주군 온양읍)
“나는 혼자 있을 때 가장 외롭지 않았다.”

“승리하면 조금 배울 수 있고 패배하면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좋은 사람 되고 싶은 게 어렵습니까? 한국으로 시집와서 행복을 갖고 싶어요. 근데 쉽지 않아요.

모든 게 낯설다. 언어가 달라서 서로 의사소통이 힘들어 고생 많이 했어요.

김치는 맵고 된장은 냄새가 이상해요. 아무 것도 못 먹고 아무 것도 모르고 눈물이 계속 흘러요.

그렇지만 지금은 내가 행복 주부 2년 되었습니다.

시어머니께서 따뜻한 마음으로 안아주지만 고향의 부모님이 많이 보고 싶어요. 남편이 아침 일찍 출근해서 나 혼자 있을 때 집안이 너무 조용해서 좀 무서워요.

외롭다! 나 혼자 말이에요. 답답해서 밖에 나가고 싶지만 어디 가야 돼요? 나 혼자 울어요.

아는 사람 한 명도 없어서 공원에 나가니까 너무 추워요. 아파서 병원 가고 싶어도 어디 아파 말이 안 나와요. 친구도 없고 힘들다 소리 말로 못해요. 근데 우리 시누이 다 이해해 줘요. 옆에 있어 주고 내가 모르는 것을 조금씩 가르쳐 줘서 고맙게 생각해요.

남편이 퇴근해서 집에 오면 반찬은 김치밖에 없어요. 하루종일 회사에서 바쁘고 지금도 요리 다해야 돼요. 내 마음에 감동 받았어.

우리 신랑 참 멋지죠! 미안해요 말하고 싶었지만 못했어요. 같이 살다가 마음이 안 맞는 것이 많아졌어요. 나는 입이 있지만 왜? 말을 못하지? 가끔 포기해서 집에 다시 돌아가고 싶어요.

짜증 나서 신랑에게 큰 소리 났어요. 근데 남편은 화 안 내고 나한테 동조해 줘요. 우리 남편 참 대단하죠! 나 같은 사람 만나서 정말 불쌍해요. 그때 그날부터 나 혼자 약속했어. 더 노력하고 완벽한 아내 되는 날까지 해야 한다. 낮에 책 열심히 보고 저녁에 남편하고 이야기 연습해요. 6개월이 지나서 지금은 신랑 얘기 알아들었어요. 은행도 혼자 갈 수 있고 장보기도 잘해요. 한국음식 나한테 지금 안 어렵다. 맛있는 된장찌개도 끓이고 다른 거도 다 할 수 있어요. 어머니께 김치 담는 방법도 배웠고 지금은 잘해요.

행복은 두 배 더 커졌어요. 우리 아기 생겼어요. 나도 좋고 우리 남편은 너무 기뻐해요. 아기가 배속에서 움직일 때 기분이 좋아요. 우리 신랑 아기도 생각해 주고 나랑 매일 손잡고 운동하러 가요.

맛있는 거 먹고 싶으면 다 사 주고 밤늦게 바람 불고 비 와도 상관없어요. 배 만지고 아기와 이야기해요. 그 순간 나는 너무 행복했어요.

출산 날짜 가까워 아기 옷 준비해야 되잖아요. 걱정이 있네. 근데 우리 어머니와 시누이가 다 챙겨줬어요. 아기 낳는 날 엄마, 어머니, 시누이와 신랑 다 옆에 있어 줘요. 다른 산모 나보고 부럽다 말 들었어요.

우리 예쁜 딸래미 태어났습니다. 아기 얼굴 보고 그 동안 고생한 것은 다 없어졌어요. 아기가 점점 크면서 우리집에 웃음소리 많아졌어요. “엄마, 아빠” 소리 나오니까 정말 행복합니다.

신랑 집안일도 도와 주고 우리 신랑 100점이에요. 당신과 결혼해서 후회 안해요. 같이 있어 줘서 고마워요. 우리 손잡고 더 행복하게 살자. 파이팅! 사랑해요. Happy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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