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오행 조화로운 음식 ‘식탁 혁명’ 웰빙식 각광
음양오행 조화로운 음식 ‘식탁 혁명’ 웰빙식 각광
  • 정인준 기자
  • 승인 2009.10.11 15: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통사찰음식 山門 밖 외출
▲ 8일 오전 경기도 수원 봉녕사에서 '2009 대한민국 사찰음식 대향연'이 열려 맛과 멋, 향을 지닌 다양한 사찰음식을 스님과 관람객들이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소박하고 담백한 밥상이 산문을 나서 화려한 나들이를 시작했다. 최근 웰빙문화와 맞물려 전통사찰음식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경기도 수원 봉녕사에서 ‘2009 대한민국 사찰음식 대향연’이 개최된데 이어 11일 울산 동구 월봉사(주지 오심스님)에서 개최된 ‘해수관음 봉안식’에서 전통사찰음식 시연회가 열려 관심을 끌었다.

이날 시연회에는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 적문스님(경기도 평택시 수도사 주지)이 초청돼 두부다시마말이, 다시마찰밥부각 두 음식을 선보였다.

이날 수 백 가지 사찰음식 중에서 비록 두 가지 음식을 선보였지만 이 음식들에는 전통사찰음식에 대한 특징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사찰음식의 특징은 자연에서 생산된 산물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 있어 태양과 바람, 흙과 물(지수화풍)을 먹는 것이다. 향이 강한 오신채(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무릇, 백합과 여러해 살이 풀. 파 마늘과 비슷하게 생겼음)는 사용하지 않고, 여섯 가지 맛(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 떫은맛)의 조화와 삼덕(청정, 유연, 여법)을 갖춘다.

여섯 가지 맛은 나무로 비유할 때 열매나 꽃이 될 수 있을 법하다.

이 꽃을 피우기 위해 삼덕이 중요하다. 뿌리인 ‘청정의 덕’은 재료와 만드는 사람의 정갈함을 뜻한다. ‘유연의 덕’은 줄기다. 먹는 사람의 보기(補氣), 보혈, 보양, 보음, 오행을 살피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사찰음식의 주재료는 두부와 버섯이다. 이 두재료는 영양이 풍부한 장점에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한다. 따라서 비구스님에게 부족한 음의 성질인 음식을 제공해 보음하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비구니 사찰에는 따뜻한 성질의 산초와 초피(경상도에선 제피라 부른다) 장아찌를 담근다. 보양음식이다. ‘여법의 덕’은 재료의 치우침이 없이 균등하게 조율하는 것이다. 밑간을 하는 소금의 경우 천일염을 볶아 짠맛과 떫은 맛을 빼서 사용한다. 맛을 균등하게 맞추는 것이다.

이처럼 사찰음식에는 맛과 덕이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한군데 치우침이 없고 모자람이 없다. 담백하고 정갈한 맛이다. 화학조미료나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진 입맛엔 밋밋할 수 있겠지만 사찰음식을 찾는 사람들은 분명히 늘고 있다.

다시마찰밥부각을 시식한 이재수(49·여·동구 일산동)씨는 “바삭하고 고소하면서 재료의 향이 살아있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며 “아이들 간식으로 좋겠다”고 말했다. 또 “사찰음식에 관심을 갖고 있어 집에서 한 두 가지는 자주 만들어 먹는다”면서 “이로 인해 주부로써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며 챙기는 음식습관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혜(39·여·반구동)씨는 “책에 소개된 사찰음식을 만들어 보면 우선 만들기가 참 쉽다”면서 “계절에 따라 나오는 재료로 사찰음식을 차려내면 남편보다는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가을은 식욕이 돋는 계절이다. 산에서 들에서, 바다에서 나오는 풍성한 산물이 사람과 동물을 살찌운다. 가을의 음식재료는 뿌리와 열매가 좋다고 한다. 요즘엔 토란이 좋다. 저녁식탁에 사찰음식으로 토란탕이나 토란국을 올려보면 좋을듯 하다. / 정인준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