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과 함께 외국사절 매료시켰죠”
“영부인과 함께 외국사절 매료시켰죠”
  • 정인준 기자
  • 승인 2009.10.11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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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사찰음식 대가 적문 스님

‘한국의 전통사찰음식을 통해 국경과 인종을 초월하고 종교 간의 화합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11일 동구 봉월사에서 만난 적문스님의 말이다. 적문(사진)스님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경기도 수원 봉녕사에서 개최된 ‘2009 대한민국 사찰음식 대향연’에 참석한 후 곧바로 동구 봉월사에 도착했다.

적문스님은 사찰음식 대향연에서 ‘한식 세계화’의 전도사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주한외교사절단과 부인들이 사찰음식의 맛과 멋에 흠뻑 빠졌다고 전했다. 특히 외국인들 깊은 관심을 볼 때 ‘한국 전통사찰음식의 세계화’에 대해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우리 나라에서도 사찰음식은 이제 시작이라고 볼 수 있어요. 아직 세계화까진 많은 준비가 필요하겠죠. 비빔밥, 떡볶이 등을 파는 것보다 사찰음식이라는 문화를 파는 게 더 고급스럽겠죠. 코스도 개발하구요”

올해 처음으로 국가에서 사찰음식에 대해 지원에 나선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며, 세계화에 앞서 대중화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는 음식

만들고 섭쉬하는 과정이 수행

사찰음식 세계화 가능성 발견


“사찰은 산에 있습니다. 그래서 쉽게 접하기가 쉽지만은 않죠. 봉월사처럼 산이 아닌 시가지에 있을 경우 접근이 쉬운 것처럼 생활 속에서 사찰음식을 접하고 먹고 하는 게 필요합니다.”

일본과 타이완의 예를 들었다. 일본은 사찰이 도심에 있으면서 템플스테이 문화가 생활화 돼있다고 한다. 그래서 사찰전문음식점도 인기라는 것. 또 타이완은 소식의 트랜드에 맞춰 이미 일반음식과 사찰음식이라는 경계가 없이 개인 기호에 따른다는 것.

“이젠 종단에서도 사찰음식에 대해 인식이 많이 개선됐어요. 대표적으로 종단에서 직접 운영하는 발우라는 전문식당도 있구요”

이처럼 사람들이 많이 찾을 때 사찰음식의 세계화의 밑바탕이 된다고 했다.

적문스님은 사찰음식 전문가 중 유일한 비구승이다. 적문 스님이 사찰음식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여 년 전인 승가대 시절, 학보사 기자로 불가 음식문화를 취재하면서 부터이다. “어느 절에서 인공조미료도 쓰는 것을 보고 제가 깜짝 놀랐습니다. 절 음식도 아니고 바깥음식도 아닌 얼치기 음식이 이렇게 펼쳐지는 것을 보고선 참으로 많이 안타까웠죠”

이런 안타까움과 관심은 행동으로 옮겨졌습니다. 전국의 사찰들을 돌아다니며 실태조사와 연구를 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 92년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가 차려졌다.

“처음엔 주위의 스님들이 뜯어 말렸죠. 스님이 칼들고 도마질 하는 데 챙피했겠죠. 하지만 어려서 출가한 스님들이라면 불목하니 시절을 거쳤을 테고, 나물채취법이며, 물끓이고 밥하는 법 등등 누구나 사찰음식을 할 줄 압니다만, 저는 이를 체계화 시킨 것 뿐이죠”

적문스님은 10살 때 지리산 화엄사에서 정대(正大) 큰스님 밑에서 출가했다.

마지막으로 적문스님에게 사찰음식은 어떤 의미냐고 물었다. 그러자 바로 “수행”이라고 말했다. “사찰음식에는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는 과정이 있습니다. 음식을 대하는 태도, 만드는 과정, 섭취하는 과정들에는 평등과 화합, 마음을 낮추는 하심이 있습니다. 이게 모두 수행이 아닌게 없죠”

풍채 좋은 사찰음식 전도사 적문스님 마지막 말은 “사찰음식을 통해 ‘맑은 건강’을 지혜롭게 지키라”였다. /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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