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할퀸 상처엔 사랑만이 명약이죠”
“가족이 할퀸 상처엔 사랑만이 명약이죠”
  • 정인준 기자
  • 승인 2009.10.0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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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동 한양신경정신과 김경중 원장
“명절증후군으로 내원한 환자들에게 대부분 남편의 중재에 따르라는 얘기를 해줍니다. 추석 등 명절이 끝나면 평균 4~5명의 환자들이 찾아 옵니다. 특히 퇴근 무렵 부부가 내원했을 경우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한 경우가 많죠.” 성남동에 위치한 한양신경정신과 김경중(사진) 원장의 말이다.

김경중 원장은 명절증후군에 대해 제사음식을 마련하는 데서 오는 육체적 피로 보단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이 원초적 원인이라고 말한다.

“최근 우리 사회가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까? 이에 따른 가치관의 변화,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인한 갈등구조가 더 복잡해지고 있죠. 여기에 청년실업문제나 늦은 결혼 등 세대간, 계층간 문제가 겹쳐 즐거워야 할 명절이 오히려 부담스런 자리가 되고 있습니다”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사소한 말 한마디’가 마음에 상처를 주고 이 상처가 앙금처럼 남아 명절증후군으로 남는다는 것.

김경중 원장은 한 사례로 “얼마 전부터 치료받는 여자환자는 결혼 20년차로 남편 4형제 중 2명이 죽어 자신이 맏며느리 역할을 해야하는 데도 괴팍한 시어머니가 보기 싫어 추석에 시댁 갈지 안갈지 결정을 못하다 결국 다녀왔다”며 “이로 인해 생기는 가족 간의 불화가 얼마나 심했겠느냐”며 명절증후군을 설명했다.

“마음에 담아두면 병이 되지요. 일상으로 돌아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치료라는 게 마음의 울화를 터뜨려 보듬어 주고 간단한 약물의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만 ‘가족으로 인해 생긴 상처’는 ‘가족의 사랑’으로 치유하는 게 제일 좋은 명약이 아닐까요?”

/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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