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난도의 사도바울’ 조영건 목사부부
‘하이난도의 사도바울’ 조영건 목사부부
  • 김정주 기자
  • 승인 2009.10.0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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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중국인 근로자를 위한 특별한 만남
▲ 장려려 여사, 조영건 목사 부부(왼쪽)와 조 목사의 누님 조한미 집사(오른쪽). / 정동석 기자
한국에서 태어난 쉰 살 동갑내기 화교 조영건(趙永健)-장여려(張麗麗) 부부가 울산을 네 번째 방문했다. 세 번은 울주군 청량면 덕하리에서 약국을 하는 조 목사의 두 살 손위 누님 조한미(趙漢美·52)씨를 만나러 왔었지만 이번은 사정이 달랐다. 누님이 집사 직분을 맡고 있는 울산남부교회(남구 신정동, 당회장 김대현 목사)에서 중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마련한 2박3일짜리 추석연휴 수련회에 특별강사로 초빙돼 온 것.

“하이난도(海南島)에서 광조우(廣州)까지 1시간, 다시 서울까지 3시간 비행기를 타고 9월 30일 인천에 도착해서 연수동에서 하룻밤을 묵고 곧바로 울산에 내려왔죠.”

중국 이름이 ‘릴리’라는 장여려 여사가 밝은 표정으로 말을 받는다. 지금은 ‘중국의 땅끝’ 해남도(海南島 하이난도)에 머물며 지구촌 곳곳으로 선교 사역에 나서는 조 목사 부부. 그들에게는 가슴 아픈 사연이 참 많았다.

1990년부터 10년 동안 중국 길림성 연변 조선족자치주의 주도 옌지(延吉)에서 10년 동안 신학학습원(성경학습반)을 차려 한족(漢族)을 상대로 신앙의 씨앗을 뿌렸다. 그러나 중국은 ‘자치, 자양, 자존’을 내세우면서도 같은 한족이라도 중국 국적이 아니면 선교활동을 철저히 금지했다. 학습원이 문 닫고 열기를 여러 차례 거듭하다 2000년도에는 끝내 국외 추방 조치가 내려졌다. 그에게 찍힌 낙인은 ‘파룬궁 학자’. 영구 추방을 의미하는 엄한 조치였다. 오죽했으면 부부가 ‘별난 중국’이란 표현을 다 썼을까.

“인구비율로는 얼마 안 되지만 숫자로는 숨은 신자까지 합쳐 기독교(개신교) 신자가 1억이 넘지요. 가톨릭은 따라오지 못할 정도이고요.”

조 목사는 처가가 있는 미국에서 이름과 성을 바꿨다. 그러고 나선 하이난도를 생활의 근거이자 선교의 전진기지로 택했다. 북경, 장춘, 산동, 길림 등 중국 대륙 곳곳에서 목양(牧羊) 사업에 나서는 제자들을 찾아가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것도, 돌다리도 두들기고 건너는 심정으로 신뢰성 여부를 먼저 살핀다. 중국인 근로자들을 2년째 보살피는 울산남부교회의 강귀일 집사는 그래서 조 목사를 ‘하이난도의 사도바울’이라 부른다.

“저는 하이난도의 주도인 북쪽 하이구어(海口)에서 살지만 남쪽 산야(三亞)의 골프장에는 한국인 단체관광객도 골프투어로 자주 찾습니다.”

850만 인구의 작은 섬 하이난도에는 홍콩의 거부 화교가 투자한 골프장만 11개나 있고, 가깝고 비용이 싸다 해서 태국이나 러시아 관광객도 수없이 몰려든다고 했다.

영등포 화교교회 사역 경험도 있는 조영건 목사는 한국에 중국인 근로자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부터 인천 남동공단 근로자들을 위한 목회활동을 4년이나 펼치는 가운데 전국 초청강연에도 자주 나섰다.

부인 장여려 여사와는 어릴 때부터 화교학교를 어깨동무하듯 다녔고, 울산의 누님 조한미 씨는 서울 신촌 화교학교의 두 해 선배가 된다.

/ 김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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