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위문에 ‘감동’이 없다
명절 위문에 ‘감동’이 없다
  • 김정주 기자
  • 승인 2009.09.2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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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만한 시설은 유명인사 겹치고 위문품 앞에 사진찍고 돌아갈뿐 복지사각 찾는 온정은 어디로…
해마다 똑 같은 모양새로 되풀이 되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명절 위문에는 감동이 없다.

이름난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가 위문품 앞에서 수용자들과 사진이나 찍고 돌아가는 위문은 생색내기에 그칠 뿐이라는 지적이 많다. 홀로 사는 노인이나 장애인 가정처럼 정작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소외계층을 애써 찾아내 이들을 감싸 안으려는 배려가 아쉽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울산시의 ‘2009년도 추석맞이 사회복지시설 위문계획’에 따르면, 22일부터 25일까지 다녀간 위문대상은 노인복지시설, 장애인 및 정신요양시설을 비롯해 2천331명이 보호받고 있는 62개 사회복지시설이다.

그러나 선출직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의 ‘위문대상’ 기준은 ‘법령에 의해 설치된 사회복지시설 중 수용인원이 많아 운영상 지원이 필요한 보호시설’이 우선이다. 인가받지 못했거나 수용인원인 적으면 위문대상에서 빠진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은 이러한 잣대에 따라 이름난 시설 위주로 명절 위문 길에 나섰다. 그러다 보니 겹치기 방문이 나타났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현상이다.

올 추석을 앞두고 울산시장은 태연재활원, 행정부시장은 성애원, 정무부시장은 울산양육원, 복지여성국장은 시립노인요양원을 위문했다.

울산시의회 의장은 울산양육원, 부의장 2명은 메아리동산과 성애원, 운영위원장은 울산노인의집, 산건위원장은 태연재활원, 교사위원장은 시립노인요양원을 위문했다.

울산양육원과 태연재활원, 성애원, 시립노인요양원 등 4개 시설이 겹치기 방문을 받았다.

사회지도층 인사와는 달리 그늘진 소외계층을 꾸준히, 그리고 소리 없이 찾아가는 공무원 자원봉사 동아리가 적지 않다.

2003년에 조직된 울산시청 ‘미나회(=미소를 나누는 모임)’는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으로 시간이 나는 주말에 홀로 사는 노인을 찾아가 돕거나 무료급식소 배식에 참여한다. 명절 때만 아니라 매주 한 번씩 자원봉사에 나선다.

강남교육청 직원친목회 회원들도 6개 부서별로 돌아가며 연간 예닐곱 차례에 걸쳐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간다.

지난 25일에는 그동안 모은 회비로 중증장애인시설 ‘꽃둘레’를 찾아가 추석 위문 활동을 펼쳤다. 직원 친목회는 봉사대상의 선정을 한국국제봉사기구에 부탁한다.

징검다리가 돼 주는 국제봉사기구 관계자는 시간과 정보의 한계 때문에 아쉬움이 많다.

“저희들도 복지 사각지대의 소외계층을 발굴하려고 무척 애쓰죠. 알만한 시설이 아니라 혼자 사시는 노인이나 장애인들만의 가정같이 진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찾아내서 돕는 일, 그게 바로 참된 봉사, 감동 있는 이벤트가 아닐까요?” /김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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