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질서 뿌리내려야 큰 사고를 막는다
기초 질서 뿌리내려야 큰 사고를 막는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2.12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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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는 큰 길이건 좁은 골목길이건 간에 길가에 정차·주차하고 비상등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을 엄격하게 시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다른 기초질서 지키기에 알게 모르게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다.
지금은 투망을 던져 민물고기, 미꾸라지, 피라미와 어쩌다 붕어를 잡을 만한 작은 강이 없지만 옛날에는 태화강에서 조금만 상류로 올라가면 자주 볼 수 있었다. 대개는 어른 한 두 명과 동네 꼬마들이 졸졸 따라 다녔다. 투망을 멀리, 둥글게, 그리고 넓게 펼쳐 던지는 사람이 이 팀의 리더였다. 이 사람이 투망을 던지고 납이 달린 투망 끝이 물에 가라앉으면 투망을 던진 사람이 자기 손에 잡혀있는 끈을 끌어당겨 강가 자갈밭이나 모래밭으로 나온다. 그러면 동네 꼬마들이 그물 끝 납덩이를 들추며 끌려나온 자갈을 치우고 그물 중간쯤에 잡혀 있는 물고기들을 양동이에 담는다. 리더가 끌어당기는 줄 하나로 여러 가닥이 동시에 끌리고 물고기들이 잡힌다. 어린 눈으로 볼 때 희한한 장면이었다.

‘뜬금없이’라는 말은 옛날 목수가 대패질을 할 때나 톱질을 할 때 선을 그어 놓는 방식을 놓고 ‘금을 뜬다’(선을 긋는다)라는 말에서 나왔다. 즉, 준비도 하지 않고 갑자기 무슨 일을 하려고 할 때, 목수가 준비 단계로 선을 긋는 것에 비유하여 말하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사투리로 잘 쓰는 말이 ‘뜬금없이 뭔 소리여?’가 있다. 이제 뜬금없는 말을 하게 된 까닭을 밝히려고 한다.

한 집안의 가장이 아무거나 하나만 고집스럽게 잘 지켜도 그 집의 자녀들은 그 한 가지 때문에 집에서 복장을 단정히 하는 것부터 까다로운 인사법까지 잘 지킨다. ‘불나비’ 가수 김상국의 부친께서는 부산의 자기 집 앞 청소에 엄청 고집스럽게 매달렸다고 한다. 수십 년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기 집 앞 청소를 아무 말 없이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이랬기 때문에 김상국이 조금은 나사가 풀어질 듯한 연예인 생활을 하면서도 흐트러지지 않고 건실하게 살아가게 되었다고 어렸을 때의 동네 친구가 말해준다.

이렇게 자녀 교육의 핵심은 부모가 딱 한 가지만이라도 일관성 있게 행동으로 보여줄 때 그 효과가 나타난다. 한 나라의 국민교육도 지도자들이 한 가지만이라도 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무엇인지 실행으로 일관성 있게 보여주면 예방적 기능까지 포함하여 그 효과가 나타난다. 박정희 대통령의 ‘하면 된다’의 생각과 실천은 국민들에게 커다란 교육적 효과를 낳았다. 김대중 정부의 외환위기 탈출은 햇볕 정책(달빛 정책이 더 어울린다)의 김대중 대통령의 리더십이 아니라 박정희 대통령의 ‘외환위기 탈출하자. 하면 된다’의 국민 교육적 잠재효과이었다. 경제학적 해설은 따로 하고 교육학적 차원에서 국민을 보는 것이다.

지금 울산에서 투망을 던져 그 끝만 잡아당겨도 자갈과 물고기들이 끌리어 올라가듯이 어떤 것 하나만 잘 챙겨도 시민 교육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교육거리를 탐색해야 한다. 그래야 기초 질서 여러 가지가 연쇄 반응 형태로 잡혀서 일등 시민 울산광역시가 된다. ‘울산에서는 큰 길이건 좁은 골목길이건 간에 길가에 정차·주차하고 비상등(깜박이)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을 엄격하게 시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다른 기초질서 지키기에 알게 모르게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다. 발광(發光)하면 벌금으로 발광(發狂)하게 만들면 된다. 그래야 울산에서 숭례문 사건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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