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당산목 / 변상복
어느 당산목 / 변상복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3.28 21: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백 년 동안 마을 어귀에서

대대손손 동네 사람들을 지켜준 팽나무

시류(時流)에 사랑을 못 받은 탓일까?

오랜 세월 홀로 너무 지친 탓일까?

모든 것 내려놓고 떠났다.

--------------------------------------------------------------------------------------------------------------

재개발 재건축으로 인해 평생 살아온 삶의 터전을 떠나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재개발되면 경관이나 사회기반시설이 좋아져 확실히 더 살기 좋은 터전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길 바라면서 재개발 재건축을 기다리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닐 것입니다.

삶의 터전을 내어주고 응달진 곳으로 밀려나는 사람도 많습니다. 사람뿐 아니라 오래된 세월 속에서 오랫동안 지켜왔던 소중한 것들이 재개발 재건축에 무참히 사라집니다. 무너지고 부서지고 베어지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복구하려면 엄청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또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욱 많아 안타깝습니다.

소중하게 지켜왔던 것들을 지켜가는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가치가 아닐까 합니다.

편안함에 끌려 오래된 소중한 것들을 너무나 쉽게 저버리지는 않는지 변상복시인 디카시 '어느 당산목'을 감상하면서 생각해 봅니다.

글=박해경 시인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