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세르누치미술관 ‘한국현대판화전’
파리 세르누치미술관 ‘한국현대판화전’
  • 김하늘
  • 승인 2024.03.26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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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구·박영근·임영재·홍선웅 등 한국 판화가 작품 38점 기증… “해외 홍보·전시돼 보람 느껴”
김상구作 ‘No.932’.
김상구作 ‘No.932’.

 

파리 세르누치미술관에서 한국 현대판화 컬렉션전이 오는 6월 9일까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울산국제목판화 페스티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판화 작가들의 작품이 선보여져 한국의 목판화를 알리고 있다.

출품작들은 2022년 파리한국문화원과 베르사이유미술대학 미술관에서 전시됐던 작품들로 구성됐으며, 세르누치미술관의 기증 요청으로 작품 중 38점을 엄선해 작가들이 기증한 것이어서 한불미술교류에 있어 새로운 의미를 던진다.

2년 전 파리한국문화원에서 열렸던 ‘한국-프랑스 현대목판화전’은 김포문화재단과 주프랑스한국문화원의 기획 속에서 이루어진 전시로, 김상구, 홍선웅, 임영재, 안정민, 박영근, 이경희, 정승원을 비롯해 한국의 판화가 18명이 참여했다.

아울러 파리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김희경 작가를 비롯해 앤 파울루스(Anne PAULUS), 캐서린 길렛(Catherine GI LLET), 마리아 칠론(Maria CHILLO N), 허먼 스테인스(Herman STEINS) 등 프랑스 작가 14명이 참여했다.

박영근作 ‘The time’.
박영근作 ‘The time’.

 

동사이사 미술관인 세르누치미술관의 마엘 벨렉(Mael BELLEC) 학예실장은 한국-프랑스 현대목판화전 당시 전시 총감독을 맡았던 김명남 교수에게 작품 기증의사를 물었으며, 김 교수는 작가들과 협의 끝에 올해 기증 작품들을 세르누치미술관에서 전시를 할 것을 약속받고 한국판화 38점을 기증하게 된 것이다.

많은 양의 동아시아 불상과 도자기, 불교미술품을 소장하고 있고, 동아시아 미술작품 전시로 유명한 세르누치미술관에서는 기증받은 38점의 한국판화를 지난해 체계적으로 분류했으며, 지난 19일부터 오는 6월 9일까지 상설전시장인 회화실에서 1부와 2부로 나눠 전시를 시작하게 됐다.

전시를 추진한 마엘 벨렉 학예실장은 “판화가 19C 후반부터 쇠퇴해 가다가 유럽과 아시아 작가들에 의해 다시 재조명돼 지금은 예술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며 “1부 전시는 목판화의 다양한 기법과 테크닉에 초점을 맞췄고, 다음달 29일부터 시작하는 2부 전시는 판화의 역사 속에서 매체에 대한 접근과 표현에 시각을 맞추며 작품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울산국제목판화페스티벌의 총감독을 맡은 김명남 교수는 “한국 목판화는 남북 분단의 한반도 역사와 정체성을 흑백의 이미지로 담거나 철학적 사유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라면서 “반면 프랑스 작품들은 목판의 재료적 특성과 테크닉을 회화적 어법으로 환원시킨 작품이 많지만 목판화가 지닌 재료적 특수성 때문인지 양쪽 모두에서 동일한 언어의 숨결을 느낀다며 자주 이러한 기회를 만들어 한국과 프랑스의 목판화 교류가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며 소회를 밝혔다.

임영재作 ‘NEST’.
임영재作 ‘NEST’.

세르누치미술관에 작품 3점을 기증한 울산국제목판화페스티벌 임영재 위원(전 울산대 교수)은 그동안 울산에서 진행해 온 울산국제목판화페스티벌의 성과가 국내뿐 아니라 국제사회에까지 홍보되고 또 파리 전시로까지 이어지게 돼 보람을 느낀다”며 “오는 7월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펼쳐지는 제12회 울산국제목판화페스티벌은 김명남 교수를 총감독으로 100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하고 시민 판화교실을 운영해 시민과 함께하는 판화대축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세르누치미술관은 1978년에 김기창, 이상범, 변관식 전을, 1980년에는 장우성 개인전, 1989년에는 이응노 회고전을 개최했으며, 2015년에는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기획전으로 마엘 벨렉 학예실장이 직접 발로 뛰어 ‘프랑스의 한국 작가들’전을 기획한 바 있다.

이때 배운성, 남관, 이성자, 김환기, 문신, 이응노, 한묵, 방혜자, 이우환, 박서보 등 근현대 한국작가들 작품이 소개됐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김창열의 ‘물방울과 선’전을, 올해는 ‘한국현대판화전’을 기획하며 한국미술과 깊은 인연을 쌓아왔다.

세르누치미술관 관계자는 “오는 5월부터 시작되는 파리올림픽으로 인해 많은 관람객이 미술관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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