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울산 화학의 날’ 릴레이 특별기고 ④] 화학적 결합으로 함께하는 울산 원팀
[제18회 ‘울산 화학의 날’ 릴레이 특별기고 ④] 화학적 결합으로 함께하는 울산 원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3.2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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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평소 존경하는 이동구 박사로부터 릴레이 기고 제안을 받았다. ETRI 등 정보통신 분야에서 35년여 동안 연구 기획 및 개발 업무만 했던 필자로서는 화학의 날을 기념하는 글을 기고한다는 것이 난감했으나, 울산시민의 일원으로서 또한 지역사회의 디지털 산업 발전을 책임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걱정 반 설렘 반으로 기고하기로 마음먹었다.

‘화학’ 하면, 고등학교 시절 화학 과목을 수강하며 대학 진학을 목적으로 원소명의 첫음절만으로 주기율표를 암기하고 입시 공부를 하던 기억과 대학 과정에서 받은 약간의 기본 교육이 전부다. 그 후 화학에 대한 기억이 가물거릴 2년 전, 독일의 세계적 화학기업인 바스프를 방문할 기회를 얻었고 대규모 플랜트로 구성된 도시 수준의 공장과 인프라, 쾌적한 주거시설의 복합 도시를 탐방하며 큰 감명을 받으면서 울산의 석유화학단지를 떠올렸다.

자연과학은 수학, 물리학, 화학이 기본 학문이다. 이러한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유기화학, 무기화학, 바이오, 전기, 전자, 컴퓨터 등 모든 공학이 올라서게 되고, 이것이 모든 산업 분야에 적용됨으로써 주력산업과 신산업의 산업생태계가 구축된다. 그중 화학은 일반인에게 낯선 분야로 여겨지지만, 일상생활과 산업적 측면에서 화학산업은 울산 및 국가 경제에 매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단체 간 통합을 이야기할 때, 굳이 과학기술자가 아니더라도, 화학적 결합인지 물리적 결합인지를 따진다. ‘화학적 결합’은 한번 결합하면 결합하기 전의 성질이나 특성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화합물을 생성하고 어떠한 자극에도 결합 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새로운 운명공동체의 결합을 의미한다. 반면, ‘물리적 결합’은 결합 후에도 결합 전의 본성을 갖고 있어 특정한 자극이나 환경에 따라 원래의 본성대로 분리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이유로 통합할 때 ‘화학적 결합’을 다짐하게 되고 하나의 공동체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울산은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해양, 비철금속, 이차전지, 바이오 등의 주력산업 및 신산업 덕분에 명실공히 대한민국 산업수도라 불린다. 정보통신 및 첨단물류의 발전으로 세계는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 되었고, 세계에서 일등이 아니면 생존할 수 없는 세상이 도래했다. 지금은 세계 일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 융합이 필수적이다.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바이오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기술의 벽이 허물어지고 모든 기술이 용광로처럼 융합하는 시기다. 인공지능과 정보통신이 용해제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이 그 역할을 맡고 있다.

요즘은 자동차 회사가 로봇회사를 인수하고 전자 회사는 자동차 부품회사를 인수한다. 최근 화학회사에선 AI, 데이터센터에 큰 관심을 쏟고 조선사는 디지털 전환을 서두른 지 이미 오래다. 조만간 도래할 소량 다품종으로 변화할 개인 맞춤형 자동차 및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3D 프린팅을 이용한 부품 생산이 필요하고 Cell 방식의 조립 공정을 위해서는 지능형 협업 로봇이 필요하다.

산업 및 기술의 급격한 변화 시기에 한 개의 기업에서 모든 것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혼자 독립적으로 개발하여 시장의 경쟁력을 갖겠다는 것은 큰 오산이다. 화학 플랜트, 대형 조선소, 자율주행차 및 UAM 등 미래 모빌리티, 바이오 신약 및 바이오헬스 등 울산의 주력 및 신산업 생태계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핵융합 수준의 화학적 결합이 필요하다. 단위 기업은 기능과 기술에 맞게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문 기술로 무장하고, 공동운명체라는 인식 아래 기업 간 협업하고 융합해 세계 일류가 되어야 한다.

산업육성의 모든 것을 한 그릇에 품은 울산시와 기업 지원 및 신산업 육성을 담당하는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울산테크노파크 등 혁신기관,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대학교, 그리고 울산 기업들은 대규모 화학적 결합으로 울산산업의 운명공동체라는 인식 아래 원팀이 되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울산시민 모두가 풍요롭고 행복한 꿈의 도시 위대한 울산은 더욱 빨리 우리 앞에 다가올 것이다. 성년으로 성장한 울산 화학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울산의 디지털 산업진흥기관의 장으로서 울산 디지털 산업의 날 제정을 그려본다.

장병태 울산정보산업진흥원장·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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