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솜에 세균·곰팡이 득실” 사실인가
“화장솜에 세균·곰팡이 득실” 사실인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3.2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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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이 깜짝 놀랄만한 조사결과를 21일 공개했다. 시중에 나도는 화장 솜 45개 제품을 거두어 안전성과 표시 실태를 조사했더니 16개 제품에서 세균·진균(곰팡이) 등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문제시된 제품이 45개 중 16개라면 그 비율이 35.5%나 된다. 화장 솜 유통·판매 과정의 위생·안전 관리가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여기서 ‘화장 솜’이란 화장을 지우거나 피부 결을 고를 때 많이 사용하는 화장 보조제품을 말한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검출된 세균 수는 g당 50~2천200CFU, 진균 수는 g당 50~300 CFU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2개 제품에서는 위생용품 관리법상 일회용 면봉 기준(세균·진균 수 300CFU/g)을 웃도는 세균이 나왔다. 더욱이 ‘멸균 처리’, ‘살균 처리’라는 표현으로 위생상 문제가 없음을 강조한 제품에서도 진균이 검출됐다니 눈 감고 아웅 하는 식의 장삿속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밖에도 45개 제품 가운데 18개 제품은 제조일을 표시하지 않았고, 13개 제품은 ‘주름 개선’, ‘각질 케어 효과’, ‘저자극’ 등 객관적 근거가 없는 문구를 넣었다가 소비자원의 지적을 받았다. 다만, 45개 제품 어디서도 납이나 카드뮴 같은 중금속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소비자원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계 부처가 협의해 화장 솜의 안전 관리 담당 부처를 정하고 구체적인 안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소비자에게는 화장 솜에 세균이 번식하지 못하도록 제품을 습기가 없는 곳에 보관하고 주름 개선 등의 효과를 부각하는 표시 광고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다행인 것은 세균이나 진균이 검출된 제품 제조·판매사 16곳 가운데 14곳이 시정 권고를 받아들여 품질을 개선하기로 한 일이다. 소비자원이 2021~2023년 사이 접수한 화장 솜·미용 화장지·면봉 관련 피해 사례는 557건으로, 그 속에는 접촉성 피부염이나 안구 손상 등의 피해 신고도 있었다.

위생·안전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화장 솜이 이제라도 양지로 나오게 된 것은 잘된 일이다.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문제의식과 고발정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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