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의 날’에 돌아본 울산의 물문제
‘세계 물의 날’에 돌아본 울산의 물문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3.2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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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물 부족 도시”라는 지적은 새삼스럽지 않다. 울산시가 지난해 물 문제 관련 용역을 전문가에게 맡긴 것도 ‘물 부족 도시’란 딱지를 떼기 위한 몸짓의 하나일 것이다.

3월 22일은 유엔이 물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해 1992년에 제정한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이다. 한국에서는 1990년부터 매년 7월 1일을 ‘물의 날로’ 지켜오다 1995년부터 유엔이 제정한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이날을 맞아 울산에서 벌이는 기념행사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동서발전이 21일 태화강에서 흙공 던지기 행사를 펼친 데 이어 23일 시민환경단체 ‘울산강살리기네트워크’가 울주군 탑골샘 근처에서 ‘제4회 태화강 발원제’를 지내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사계의 전문가들은 울산을 ‘물 부족 도시’로 손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날이 가물 때는 낙동강 물을 얼마든지 끌어다 쓸 수 있으므로 ‘물 부족’ 운운은 과장된 표현이라고 반론을 편다. 이런 주장에 맞서 낙동강 물은 고도정수처리 과정을 거쳐야 할 만큼 오염 정도가 심하므로 떳떳하게 추천할 물이 못 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실제로, 울산시민의 절반 이상이 마시는 것으로 알려진 낙동강 물은 구입과 정수처리에 드는 비용이 적잖은 데다 병입(甁入) 생수로 활용할 수도 없어 그다지 바람직한 식수원은 되지 못한다. 울산시가 마땅한 수자원 발굴을 위해 물 문제 용역을 발주한 것도 바로 이런 고민 때문일 것이다. 이르면 올 상반기 안에 드러날 물 문제 용역 결과가 기다려지는 배경에는 그런 이유가 숨어있다.

차제에 시는 과거의 시장 시절에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 모자라 수자원 확보 기회를 놓치고 만 선례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경북 청도 운문댐 물이나 경남 밀양댐 물을 울산시민의 식수원으로 삼을 기회가 있었는데도 ‘주어도 못 먹는’ 결과를 빚은 일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제대로 된 판단은 시의 용역 결과가 나와 봐야 할 수 있겠지만, 가능하다면 울산시민이 마실 물은 ‘울산에서 솟아나는 맑고 깨끗한 물’이기를 바라는 것은 시민 모두 한결같을 것이다. 서울의 ‘아리수’처럼 울산에서도 ‘믿고 마실 생수(生水)의 시대’가 활짝 열리게 되기를 기대해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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