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근무 외국인 소방안전리더들 “작업장 소방안전 맡겨주세요”
조선업 근무 외국인 소방안전리더들 “작업장 소방안전 맡겨주세요”
  • 서유덕
  • 승인 2024.03.2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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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부소방서, 외국인근로자 26명 체험교육
“외국인 소방안전리더로서 작업장 내 소방안전에 힘쓰겠습니다”
외국인 소방안전리더들이 20일 울산동부소방서에서 화재 진압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외국인 소방안전리더들이 20일 울산동부소방서에서 화재 진압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외국인 소방안전리더로서 작업장 내 소방안전에 힘쓰겠습니다.”

울산동부소방서가 동구지역 내에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남에 따라 외국인 소방안전리더를 양성한다.

20일 울산동부소방서 다목장훈련장에 HD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에서 근무하는 외국인근로자 26명이 모였다.

이들은 외국인 소방안전리더로 활동할 외국인 근로자로 오랜 기간 한국에 체류해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능통하다.

이날 동부소방서는 외국인 소방안전리더들의 화재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나와 너, 우리의 안전한 시간’이라는 안전문화 슬로건을 걸고, 외국인 소방안전리더 대상 소방안전체험교육을 실시했다.

훈련 내용은 농연장 탈출체험과 소방시설 사용법 실습 등으로 꾸려졌다. 훈련용 방화복으로 갈아입은 외국인 소방안전리더들은, 조를 나눠 지하 농연 훈련장으로 향했다.

연기로 가득찬 훈련장 내부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소방안전리더들은 교관을 맡은 동부소방서 대원들에게 안전수칙을 들은 뒤 앞사람 어깨에 손을 얹고 줄을 맞춰 지하농연장으로 들어갔다. 소방안전리더들은 교관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며 2~3분만에 탈출에 성공했다.

이어 소방시설 사용법 실습 교육에서는 소방안전리더들이 소화전에서 직접 소화호스를 뽑아 옥상에 설치된 화점에 물을 뿌렸다.

이날 훈련에 참여한 베트남 출신 웬뻔씬(35)씨는 “농연장에 들어가니 앞이 보이지 않아 길을 찾는 게 어려웠다”며 “불이 났을 때 대처방법을 다른 외국인 근로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가르쳐주겠다”고 말했다.

스리랑카에서 온 인디카(38)씨도 “오늘 훈련을 하며 화재나 폭발 사고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며 “소방관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고 앞으로 소방안전리더로서 책임감을 갖고 소방안전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HD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조선소에는 총 5천200여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고, 동구지역 외국인 인구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동부소방서는 HD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과의 협력을 통해 소방안전 리더를 구성했다. 소방안전 리더들은 베트남, 태국, 러시아, 스리랑카, 필리핀, 우즈벡, 인도네시아, 네팔, 방글라데시 출신 외국인 근로자들로,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소방안전과 관련한 내용을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지난해 동부소방서는 HD현대중공업과 협업해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소방안전 리플릿을 16개 언어로 제작해 배포한 바 있다.

이원근 동부소방서장은 “스스로를 지키고, 동료를 돕고, 정부도 역할을 다하는 슬로건의 의미와 같이 안전한 사회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외국인 소방안전리더들이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유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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